[김면수의 이슈만화경] 진실은 물 위에 뜬다

입력 2016-12-28 10:48 수정 2016-12-28 10:4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정책사회부 차장

최근 세월호 침몰 이후 SNS를 통해 유포된 바 있던 ‘세월호의 잠수함 충돌 침몰설’이 또다시 등장했다.

지난 25일 한 방송사는 네티즌인 자로(필명)가 성탄절 대특집으로 2년 동안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고 하는 ‘세월X’를 공개했다. 방송에서 자로는 세월호 침몰 원인이 화물 과적이나 고박 불량 등이 아닌 외부에 의한 충격, 그중에서도 군 잠수함 충격일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로 사고 당시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 저장된 세월호의 레이더 영상을 제시했다.

영상에서 세월호가 J자 형태로 급변침한 궤적이 나타난 뒤 크기가 세월호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또 다른 물체의 궤적이 등장한다. 자로는 이 물체가 당시 조류보다 더 빨리 움직였다는 점을 들어 동력이 있는 물체라고 강조했다.

이후 온라인에서 ‘세월X’는 조회수가 수백만 건에 이르렀고, 댓글 또한 수천 건을 돌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방부는 26일 브리핑을 통해 “사고 해역의 평균 수심은 37m로 잠항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고, 인근 해역에서 잠수함 작전이나 훈련이 없었다”고 해명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뿐만 아니다. 자로가 주장한 근거에 대해 김혁수 예비역 해군 제독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잠수함과 무관하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려 자로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김 전 제독은 △맹골수도는 잠수함이 들어갈 수 없는 37m의 수심이라는 점 △맹골수도는 조류가 빨라 잠수함이 들어갈 수 없다는 점 △세월호와 충돌하면 잠수함이 더 큰 손상을 입는다는 점 △잠수함은 함장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고 이동통로, 잠항 및 부상 위치까지 지정한다는 점 등 4가지의 주장을 통해 세월호는 잠수함과 충돌한 것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맹골수도는) 전시 명령이 있어도 잠수함이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그럴듯한 논리로 조작하면 진짜로 믿는 사람이 있다. 잠수함과 세월호는 절대 절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비추어 보면 네티즌수사대 자로가 주장하고 있는 세월호의 잠수함 충돌 침몰과 국방부의 해명(잠수함 충돌 아니다)은 보는 이들에게 갑론을박(甲論乙駁)의 솔솔한 재미를 안길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세월호 침몰 원인을 둘러싼 갑론을박이 아니다. 내년 상반기 중에는 세월호가 인양될 것이고, 그러면 진실은 분명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다. 이후에 진실과 거짓을 다투어도 늦지 않다. 다만, 진실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세월호를 둘러싼 갑론을박은 자칫 가슴이 반으로 갈라지는 것처럼 큰 아픔을 겪은 세월호 가족들에게 또 다른 아픔을 전가할 수 있다.

자식을 잃은 부모는 자식과 같은 이름만 들어도 눈물을 보인다는 것을 잊지 않길 바란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이재명, '위증교사 1심 무죄'..."죽이는 정치 말고 살리는 정치 해야"
  • "여보! 부모님 폰에 ‘여신거래 안심차단’ 서비스 해드려야겠어요" [경제한줌]
  • 갖고 싶은 생애 첫차 물어보니…"1000만 원대 SUV 원해요" [데이터클립]
  • 농심 3세 신상열 상무, 전무로 승진…미래 먹거리 발굴 힘 싣는다
  • ‘아빠’ 정우성, 아이 친모는 문가비…결혼 없는 양육 책임 뒷말 [해시태그]
  • 논란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선…막후 권력자는 당선인 아들
  • 국민연금, 삼성전자 10조 ‘증발’ vs SK하이닉스 1조 ‘증가’
  • "권리 없이 책임만" 꼬여가는 코인 과세…트럭·1인 시위 ‘저항 격화’
  • 오늘의 상승종목

  • 11.2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34,938,000
    • +0.67%
    • 이더리움
    • 4,847,000
    • +6.32%
    • 비트코인 캐시
    • 730,500
    • +7.9%
    • 리플
    • 2,004
    • +7.11%
    • 솔라나
    • 344,200
    • +1.41%
    • 에이다
    • 1,408
    • +3.83%
    • 이오스
    • 1,159
    • +4.7%
    • 트론
    • 282
    • +0%
    • 스텔라루멘
    • 699
    • -1.55%
    • 비트코인에스브이
    • 97,100
    • +5.49%
    • 체인링크
    • 25,810
    • +13%
    • 샌드박스
    • 1,004
    • +30.2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