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띠 졸라맨 조선사 ‘빅3’, 실적 성적표는 선방했지만…

입력 2016-12-2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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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重 3년 만에‘흑전’삼성重·대우조선도 적자 폭 줄여… 글로벌 침체 수주 가뭄 계속될 듯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조선사 ‘빅3’의 올해 실적이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관련 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의 올해 영업이익은 1조6238억 원으로 추정된다. 3년 만의 흑자 전환이다. 수주 가뭄으로 매출액(38조6474억 원)은 전년 대비 16% 줄겠지만, 인건비를 줄이면서 순이익 역시 1조 원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각각 1028억 원, 4485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1위 현대중공업과 같은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지만, 적자 폭을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이들 업체 모두가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고정비를 절감한 덕이다. 지난해 1500명을 감축한 현대중공업은 올해도 166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단행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1392명을 내보냈고, 대우조선해양은 분사와 희망퇴직을 통해 3000명을 감축했다. 2014년 이들 3개사의 전체 인력이 5만5600여 명(외주 제외)에 달했음을 감안할 때, 2년 만에 17%(5만4500여 명) 줄어든 것이다.

문제는 내년이다. 허리띠를 바짝 졸라맨 상황에서 더는 고정비 절감으로는 실적 개선을 이어가기 어렵다. 수주 물꼬가 터져야 하지만 일감은 여전히 바닥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의 신조선 발주 척수는 각각 586척, 790척으로 예상된다. 1996년부터 2015년까지 최근 20년간 선박 발주 척수가 연평균 2220척인 것을 고려하면 내년 선박 발주량은 평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 3사는 내년 수주 목표를 올해 초 수주 목표치의 절반 수준으로 잡고, 현재 막판 내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철강사들의 후판 가격 인상 움직임도 부담이다. 포스코는 내년 1월부터 선박 건조 원자재인 후판 가격을 톤당 12만 원 인상키로 했다. 현대제철은 지난 19일 3만 원 올렸고, 동국제강도 인상카드를 만지작대고 있다. 선박 가격은 떨어지는데 원가 부담은 커지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내년에도 수주 가뭄은 계속될 것”이라며 “다만 국제유가 안정으로 해양플랜트 쪽에서 발주가 재개되고 있어 아직 희망의 끈을 놓기는 이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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