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이슈 따라잡기] 은행 수수료율, 지속성장 확보 위해 소매금융 수수료 이익 확대 필요

입력 2016-12-2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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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고객에게 징수 불가피성 납득시키고 수수료 부담 줄일 다양한 대안 마련”

저성장 장기화와 자본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은행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 은행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수익률이 낮거나 향후 규제가 강화될 사업 부문을 축소하고, 이익 창출이 가능한 새로운 사업 부문을 확대해 나가는 등 ‘성장경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특히 대차대조표 중심의 성장에서 탈피해 자기자본이익률(ROE) 중심의 가치경영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수수료 이익의 확대가 시급할 것이다.

은행의 수수료율 결정에 있어서는 은행산업 구조, 은행의 형성 과정 등이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먼저 시장이 경쟁적일 경우 고객의 수수료 탄력성이 커짐에 따라 은행이 적정 수수료를 부과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은행산업에 대한 주요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은행시장은 상대적으로 경쟁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미국의 경우 지역적으로 과점 형태의 시장구조를 보임에 따라 은행들이 적정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국내 은행산업은 수수료 이익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일부 계좌에 대해서는 계좌유지 수수료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즉 계좌이동 서비스를 통해 신규 은행으로 계좌를 이동한 후에도 과거 거래하던 은행의 결제계좌를 해지하지 않았을 경우 (구)거래은행의 해당계좌에 대해서는 계좌유지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또한 새로운 성장동력의 확보가 중요하다. 대표적으로 해외 진출을 생각해 볼 수 있다. 해외 현지법인·지점들은 전통적인 자산성장 방식을 지양하고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한 CIB(기업투자금융) 비즈니스로 수수료 이익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본사의 카드, 증권, 캐피털 등 비은행 자회사들과 동반 진출해 상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이를 통해 현지 소매금융 업무의 수수료 이익 비중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소비자 중심의 수수료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미국 소비자의 거래은행 변경 사유를 조사한 보고서에 의하면 거래은행 변경 고객 중 30% 이상은 은행의 수수료 징수 방법에 대한 불만을 원인으로 지적했다. 은행의 수수료 징수에 대한 고객 저항을 줄이기 위해서는 특정 서비스의 제공으로 은행이 부담하는 비용이나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어떤 부문에서 어떻게 발생하는지 금융거래자에게 설명함으로써 수수료 징수의 불가피성을 납득시켜야 한다. 더불어 보다 저렴하게 수수료를 부담할 수 있는 다양한 대안들을 함께 제시할 수 있다면 고객의 저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변화하는 금융환경 하에서 은행이 지속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수수료를 은행의 주된 수입원으로 인식하는 한편, 이를 고객관계관리(CRM)에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즉 수수료율 조정 및 수익원 다변화 등을 통해 수수료 이익을 확대해야겠지만, 합리적인 수수료 체계를 수립하는 등 고객과 은행이 함께 성장한다는 경영 방침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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