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는 마음으로 떠나는 해외여행이 작은 것 하나 꼼꼼히 챙기지 못한 실수 때문에 기분을 망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해외여행 준비는 환전에서 시작되지만 의외로 환전을 가볍게 여겨 남들보다 많은 수수료를 떼이면서 예상 밖의 경비 지출이 생기기도 하고, 해외여행 중 맞닥뜨리는 생각지 못한 돌발 상황에 당황해 여행 전체를 망치는 사례도 생긴다.
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직접 은행 창구를 방문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뱅킹·모바일 앱을 통해 환전을 신청하고, 거주지 인근 은행 영업점이나 공항 내 영업점 등 본인이 원하는 곳에서 직접 외화를 수령할 수 있다.
특히 대부분의 은행은 모바일 앱을 통해 환전하는 경우 최대 90%의 환전 우대율을 적용하고 있다. 달러·유로·엔화 등 주요 통화 대상이며 기타 통화는 이보다 낮은 환전 우대율이 적용될 수 있다.
금감원은 “‘일정금액 이상 환전’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무료 여행자보험 서비스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면서 “각 은행 홈페이지에서 적용 환율과 환전수수료율을 고시하고 있으며, 전국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서 은행별 외환수수료를 비교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국내에서 달러 → 국외 가서 현지통화… ‘이중환전’으로 수수료 절약 = 동남아시아 국가 등의 통화는 국내에서 현지통화로 환전하는 것보다 미(美) 달러화로 환전한 이후 현지에서 다시 환전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미 달러화는 국내 공급량이 많아 환전수수료율이 2% 미만이지만, 동남아 국가 등의 통화는 유통 물량이 적어 4 ~ 12%로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달 23일 기준 KEB하나은행 ‘고객 매수 환전수수료율’을 보면 방글라데시 4%, 태국·말레이시아 5%, 인도네시아 7%, 대만·필리핀 9%, 베트남 11.8% 등이다. 환전 우대율 역시 미 달러화가 높다.
해외여행 준비 과정에서 환전은 물론 해외여행자보험에 가입해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는 자세도 중요하다.
단기체류(3개월 이내) 또는 장기체류(3개월 ~ 1년 미만, 1년 이상) 등 여행 기간에 맞춰 가입이 가능하며 여행 중 발생한 신체 상해, 질병 치료는 물론 휴대품 도난, 배상책임 손해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보험 가입은 손해보험회사 콜센터, 대리점 및 공항 내 보험사 창구에서도 가능하다”며 “보험 가입 시 작성하는 청약서에 여행 목적 등을 사실대로 기재해야 하며, 이를 위반한 경우 보험금 지급이 거절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부정사용 발생 시 카드사에 보상 신청 = 카드의 분실 및 도난 신고 접수 시점으로부터 60일 전 이후에 발생한 부정사용 금액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카드사에 보상 책임이 있다는 점을 주지해야 한다. 따라서 해외여행 중 카드 분실·도난으로 부정사용이 발생한 경우 카드사에 보상 신청을 하면 부정사용 금액에 대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다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비밀번호를 누설했거나 카드 등을 양도 또는 담보의 목적으로 제공한 경우에는 카드 이용자가 책임을 부담할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출입국정보 활용 동의 서비스’를 통해 부정사용을 예방하는 방법도 있다. 카드사와 법무부 출입국관리국 간 출입국 여부 관련 정보를 공유해 본인이 국내에 있을 경우 해외에서의 신용카드 승인을 거절하는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다.
해외여행 중 부정사용이 발생하지 않았어도 본인도 모르게 카드가 위·변조 돼 귀국 후 부정사용이 발생할 수 있는데, ‘출입국정보 활용 동의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해외 부정사용을 예방할 수 있다.
카드 결제 시에는 현지통화로 결제한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현지통화가 아닌 원화로 물품 대금을 결제하는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 원화결제 수수료(약 3 ∼ 8%)가 추가된다. DCC란 국내카드 회원이 해외가맹점에서 물품 대금을 원화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금감원은 “해외에서 카드로 결제할 때에는 현지 통화로 결제하는 것이 유리하다”면서 “만약 결제 후 신용카드 영수증에 현지 통화 금액 외에 원화(KRW) 금액이 표시돼 있다면 DCC가 적용된 것이니 취소하고 현지 통화로 다시 결제해 줄 것을 요청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했다.
특히 한국에서 해외 호텔 예약사이트 또는 항공사 홈페이지 등에 접속해 물품 대금 결제 시 DCC가 자동으로 설정된 곳도 있으므로, 자동 설정 여부 등을 확인하고 결제해야 나중에 추가 수수료 부담을 덜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