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생식기 사마귀', 꼼꼼한 치료와 면역력 향상이 완치의 열쇠

입력 2016-12-2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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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병구 노원에비뉴여성의원 원장
▲사진=조병구 노원에비뉴여성의원 원장

괴로운 표정으로 진료실을 찾아온 20대 여성 박 씨의 이야기이다. 샤워 중 좁쌀 같은 사마귀를 외음부에서 처음 발견했는데, 이것이 점점 퍼지더라는 것이다. 처음 방문한 병원에서 '콘딜로마' 즉 '생식기 사마귀'는 재발도 잦고 평생 보균자로 살게 된다는 얘기를 듣고, 박 씨는 심한 우울증에 빠질 뻔했다고 한다.

다행히 박 씨는 우리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평정심을 찾아가고 있다. 생식기 사마귀인 콘딜로마는 성 접촉에 의해 주로 감염되는 만큼, 주변 모르게 혼자 치료받는 환자가 많다. 그래서 필자는 콘딜로마 진료에는 상담시간을 더 할애해 완치할 수 있다는 희망과 안도감을 전달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특수 시약을 환부에 발라 변색된 환부를 보여주고, 내시경 모니터를 함께 확인하는 등 환자가 직접 병변을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자신에게 맞는 치료방법과 치료 예후에 대한 자세한 정보도 전달하는 것이다.

콘딜로마 재발을 겪어본 환자들은 재발에 대한 두려움과 치료 시 통증 때문에 지치기 쉽다. 콘딜로마가 불치병이라는 인식은 정보 부족으로 인해 생긴 오해이다. 콘딜로마 치료 경험이 많은 전문 의료진에게 꼼꼼하게 치료를 잘 받고 3~6개월간 정기적인 진찰을 받으면서 면역력 개선 노력을 병행하면 질환이 완치될 수 있으므로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콘딜로마 치료에는 전기 소작술, 레이저 치료, 고주파 치료, 약물치료 등 국소적 치료방법이 주로 이용되는데, 면적이 넓거나 수가 많을 때는 완치될 때까지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치료 후 눈에 보이는 병변이 없어진 후에도 원인균인 인유두종 바이러스(HPV)가 존재할 수 있으므로, 일정 기간 추적 검사를 통해 완치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콘딜로마를 일으키는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남성에게는 '음경암' 같은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으므로 남자친구나 배우자도 함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콘딜로마 예방이 가능한 가다실 같은 인유두종바이러스(HPV) 예방백신은 이미 발생한 콘딜로마 치료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면역성이 취약한 환자의 경우 중복 감염되기 쉬워서 다른 유형의 바이러스에 의해 자궁경부암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 따라서 콘딜로마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면 자궁경부암 백신은 반드시 접종하고, 자궁경부암 정기 검진도 거르지 말고 받아야 한다.

콘딜로마 재발은 면역력이 저하되면 재발하기 쉬우므로 평소 면역력 개선에 신경 써야 한다. 면역력을 개선하려면 신선한 채소와 과일 섭취, 영양소가 균형 있게 분배된 식단, 흡연과 음주, 과로를 피하고,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콘딜로마가 치료되었다 하더라도 자궁경부암 정기검진 때마다 주기적인 외음부와 항문 검진도 병행하는 등 콘딜로마 재발 여부에 대해서 면밀히 검사받는다면 조기 치료로 완치될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깨끗이 치료될 것’이라는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일 것이다. 평소 낙천적인 성격의 환자가 치료 경과도 좋다는 것을 진료실에서 늘 확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 조병구 노원에비뉴여성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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