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경제정책방향] "1년짜리 대책" 주장했지만…급조한 알맹이 없는 대책

입력 2016-12-29 08:00 수정 2016-12-29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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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9일 내놓은 ‘2017년 경제정책방향’이 기존 나왔던 정책을 재포장한 재탕정책이란 지적이다.이미 발표한 경제정책을 수치만 늘린 대책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정책은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없어 최순실 사태 이후 국정 혼란으로 인해 급조한 정책의 한계를 드러냈다.

이날 정부가 발표한 내용에서 강조한 선제적 리스크 관리는 대표적이다. 지난해 12월 ‘2016년 경제정책방향’을 제시하면서도 언급된 내용이다. 이 때도 미국의 금리인상을 고려해 시장변동성에 대비하고 외환건전성 관리제도를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한 범부처 금융시장 점검·지원반을 구성해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필요시 시장안정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도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그대로 담겨 있다.

산업구조조정도 반복됐다. 올해 경제정책방향에 조선, 해운, 철강 등 산업별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기업의 자발적 사업재편을 적극 유도하겠다고 밝힌 정책은 2015년 경제정책방향부터 매년 단골메뉴가 됐다. 가계부채 관리도 근본적인 처방 대신 현재 상황이 악화되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내용 역시 201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언급된 ‘리스크 관리 3종 세트’와 차별점이 없었다.

민생안정 정책방향에서 언급한 일자리 창출과 소득기반 확충도 2014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제시한 일자리 창출과 민생 안정을 옮겨 놓았다. 골목상권보호나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기반도 뚜렷한 해결책보다는 기존 정책의 연속이다.

미래 대비로 내세운 4차 산업혁명은 구체성이 없다는 평가다. 이미 독일이나 미국, 중국 등 다른 국가들이 오래 전부터 4차산업을 국가 아젠다로 삼고 구체적인 실행계획에 나선 것과 비교된다. 시급히 추진해야 할 상황이지만, 내년 4월 4차 산업혁명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내년도 경제정책방향 내용이 이전보다 완성도가 크게 떨어진 배경에는 최근의 국내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 사태 발생 이후 제대로 국정을 챙기지 못했다.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를 마지막으로 주재한 것은 지난 10월 11일이다. 국정의 트로이카인 여당·정부·청와대(당정청) 라인이 중단됐고, 각 부처에서 챙겨야 할 주요 현안도 급격히 동력을 잃었다.

여기에 11월 초에는 유일호 부총리의 대체 카드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내정하면서 오히려 부작용만 생겼다.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의 골격을 그리고 살을 붙여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임종룡 내정자와 어색한 동거로 시간만 허비했다는 지적이다.

이호승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은 2017년 경제정책방향 브리핑 자리에서 6개월 짜리 단기대책이 아니냐는 질의에“아무리 국정이 혼란한 상태지만 6개월 짜리 대책을 만들 수는 없다” 며 “1년짜리 정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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