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매기업들이 다소 부진했던 연말 쇼핑 시즌 출발을 딛고 막판 특수를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고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내년 경기 낙관론에 힘입어 지갑을 여는 미국인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연말 쇼핑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소매기업 컨설팅업체 커스터머그로스파트너스(CGP)는 올해 연말 소매기업 매출 증가 전망치를 당초 4.1%에서 4.9%로 상향조정했다. 이는 6.1%를 기록한 2005년 이후 가장 큰 성장 폭이다. 신용카드업체 마스터카드 산하 스펜딩펄스 여론조사도 비슷한 결과를 내놨다. 스펜딩펄스에 따르면 올해 11월1일부터 12월 24일까지 자동차와 석유 판매를 제외한 소매기업 총 매출이 4% 증가했다. 특히 이번 집계에는 연말 가장 중요한 대목인 크리스마스가 있는 주말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연말 쇼핑 증가세가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연말 소매기업 매출 증가세는 미국 소비자들의 소비심리 개선과 맞닿아있다. 전날 콘퍼런스보드(CB)가 발표한 12월 소비자신뢰지수는 113.7로 집계돼 2001년 8월 이후 15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소비자의 경기에 대한 인식을 지수화한 것으로 보통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이 경기를 낙관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크레이그 존슨 CGP 대표는 “미국 소비자들이 다시 온라인과 오프라인 쇼핑몰로 몰려들면서 경제를 비관하는 상당수 경제전문가가 틀렸음을 입증했다”면서 “미국 소비자들이 2000년대 중반 이후 보지 못했던 속도로 쇼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임금 상승과 주식시장 상승세, 유가 하락으로 인한 생활비 부담감소 등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미국 소비자들이 지출을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임금은 지난해보다 2.5% 상승했으며 실업률은 11월 기준 9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러한 소매기업 매출성장세가 모든 기업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WSJ는 지적했다. 백화점은 고객 유치를 위해 무리한 할인 정책 등을 펼치고 있지만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반면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은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마스터카드는 연말 온라인 매출이 전년보다 19%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등 혜택을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