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에 국민들이 1870억원 규모의 휘발유값을 바가지 썼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정무위 소속 진수희 의원(한나라당)은 22일 "올 상반기에도 정유사들이 공장도 가격을 부풀려 신고하는 방법으로, 정부는 유류세 추가 징수를 위해 소비자들이 휘발유 리터당 39원씩의 부담해 총 1870억원을 바가지쓴 것"이라고 주장했다.
진 의원실에 따르면 소비자인 올 상반기 휘발유 1리터의 소비자가격은 1477원으로 이중 정유사가 발표한 공장도가격은 542원, 교통세/주행세/교육세/부가세 등 유류세가 878원, 그리고 정유업계 유통마진은 57원으로 발표됐다,.
진 의원은 "하지만 금융감독원과 정유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유사의 실제공장도가격이 506원이었으며, 유류세 878원을 제하고 나면, 정유업계의 실제 유통마진은 36원이 많은 리터당 93원에 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정부가 부풀려진 공장도 가격을 기준으로 부가세 10%를 부과한 점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이 더 낸 금액이 리터당 39원에 달한다고 진 의원은 밝혔다.
진 의원은 "특히 이러한 방법으로 휘발유, 경유, 등유, 벙커C유 등 주요 석유제품에 대해 유가자율화 이후 1998년부터 2007년 상반기까지 국민들이 바가지 쓴 기름값 규모는 무려 27조62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진 의원은 "중요한 것은 독과점체제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정유사들이 적정 공장도가격에서 할인해 주유소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다"며 "이미 주유소에 자신들의 유통마진과 비용 등을 모두 책정한 적정 공장도가격으로 판매해놓고서 정부에는 10%이상 부풀린 가격을 보고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렇게 부풀려진 세전공장도가격을 토대로 정부가 유류세를 부과하고 주유소가 추가마진을 챙김으로써 소비자인 국민들은 기름값 바가지는 물론, 유류세도 추가로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석유협회는 "정유사가 발표한 가격은 판매시에 기준이 되는 가격이며, 실판매가격은 거래처별로 거래조건 등이 상이한 점을 반영하여 할인하여 공급한 가격이다"고 해명했다.
실제 판매가격은 거래 상대방의 거래물량과 대금지급방법, 신용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결정하고 있기 때문에 정유사가 실제 공급가격보다 부풀려 공장도가격을 발표한 것이 아니라, 공급과잉에 따른 경쟁으로 인해 정유사가 공장도가격에서 할인된 가격으로 시장에 공급한 것이라고 협회측은 밝혔다.
협회 관계자는 "진 의원의 주장처럼 풀려진 공장도가격으로 정유업계가 27조원대의 폭리를 취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정유사는 실판매가격을 회계자료 등을 통해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으므로, 허위 공장도가격 공표를 통해 폭리를 취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