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책 산실을 가다] 기업 글로벌 전략 속사정까지 파악… 수출 정책 컨트롤타워

입력 2016-12-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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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지난 11월 9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美) 대선 이후 유관기관 수출 점검회의’에서 트럼프 향후 한미 통상 이슈들을 전망하고 수출, 투자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긴급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지난 11월 9일 서울 한국무역보험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미(美) 대선 이후 유관기관 수출 점검회의’에서 트럼프 향후 한미 통상 이슈들을 전망하고 수출, 투자 등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긴급 점검하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수출은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는 국가 백년대계를 좌우할 만큼 한국 경제 발전에 필수적이다. 1970~1980년대 수출 드라이브 시대를 이끌어 온 상공자원부 시절부터 지금의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과거 상공부 시절 상역국(현 무역투자실)은 한 시대를 풍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3공화국 정부가 수출 드라이브로 한창 성장 전략을 펼칠 때는 국가의 모든 자원을 한데 모아 수출 업체를 지원하는 야전 사령탑 역할을 맡았다.

당시 상공부 상역국은 경제기획원의 경제기획국, 재무부의 이재국과 함께 경제부처 안에서 핵심 중의 핵심 부서로 꼽혔다.

정통 관료 출신으로 상공부 장관을 지낸 사람치고 상역국장을 거치지 않은 이가 없을 정도였다. 윤상직 전 장관도 수출 과장을 역임했고, 정만기 1차관은 무역진흥과장과 무역정책관을, 우태희 2차관은 수출관리과 사무관을 거쳤다. 밤낮없이 야근할 정도로 업무량은 많지만, 수습 사무관들로부터 한 번쯤 경험해보고 싶은 부서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1964년 11월 30일은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입국의 길로 들어선 분수령이다. 수출 1억 달러를 넘어서게 되자 상공부는 온통 잔칫집 분위기였다. 직접 수출을 하는 기업인과 수출 상품을 만드는 근로자 모두 수출 분위기에 젖어 있었다.

상역국은 1990년대 들어와 세계 경제가 무역자유화로 흐름이 잡혀가면서 위상이 예전만 못하게 됐고,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수출도 불씨가 꺼져갔다. 지난해 저성장으로 세계 무역 규모가 줄어들고, 저유가로 4년 만에 무역 규모 1조 달러가 무너진 것이다.

이런 시기에 장관으로 취임한 주형환 장관의 취임 일성은 ‘수출’이었다. 주 장관 머릿속에 온통 수출밖에 없다고 할 정도로 수출을 챙겼다. 첫 공식 업무로 수출 기업을 찾은 주 장관은 "수출 부진을 타개하고 우리 산업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수출이 중요한 이유는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매달 외국에 나가서 얼마나 팔았는지, 우리 산업이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성적표가 나오기 때문에 전 직원이 수출 총력체제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수출 실적이 좋으면 한국 경제의 경제 기초 여건이 양호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산업부 수출 조직은 수출 업계의 애로를 분석해 수출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제거하고 기업이 수출에 참여하게 해 수출이 실제 늘어날 수 있는 근원적인 방법을 도출하는 역할을 한다.

현실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기업인들과 전문가를 모아 그들의 체험에서 우러나오는 생생한 건의와 제안을 수렴한다. 기업의 속사정과 수출 활동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투자실은 무역정책관, 투자정책관, 통상국내대책관 등 3관으로 이뤄져 있고 산하에 12과가 있다. 지식경제부가 산업통상자원부로 개편되면서 외교통상부의 통상 업무와 기획재정부의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대책 기능이 산업부로 넘어왔다.

현재 무역투자실 산하 무역정책관에는 무역정책과, 무역진흥과, 무역협력과, 수출입과, 무역안보과 등 5개가 있다.

기업 현장에 대해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는 곳이 바로 수출 라인이다. 수출입과에서는 품목별로 기업 수출 현장의 실적 수치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수출 전시회와 상담회를 주관하는 무역진흥과는 수출 현장 분위기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와 함께 개별 기업들과 일선에서 접촉해 애로사항을 듣고 해외마케팅 전략 수립도 돕고 있다.

무역협력과는 주 장관이 취임한 이후 새로 신설한 부서다. 신규 유망 품목을 발굴하며, 특히 소비재 수출을 촉진하기 위해 소비재 융합얼라이언스를 담당한다.

무역정책과는 무역투자진흥회의와 무역의 날을 개최하고, 온라인 전자상거래 무역 활성화도 추진한다. 무역 인력 양성도 무역정책과의 업무다.

수출입과는 장단기 수출입전망과 동향 분석,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수출경쟁력의 실태를 분석하고 대책을 수립한다. 무역안보과는 전략물자 수출허가와 관리, 대이란 제재 및 교역 투자 관리를 맡고 있다.

수출 실적이 좋지 않으면 가장 마음고생을 하는 것은 무역국 직원들이지만, 공업국으로 불리는 각 업종 과들도 수출 촉진 요원들이다. 산업부의 수출 대응체계를 들여다보면 수출 품목 담당관 회의가 있어 무역투자실장이나 무역국장 주재로 품목별 자동차과, 조선과, 석유산업과 등 담당 과와 함께 모여 대책 회의를 한다. 무역국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 할수록 각 업종 과들의 업무도 함께 많아지는 셈이다. 통상 분야 역시 현장 중심의 발로 뛰는 행정으로 수출을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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