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9일 문 전 장관에 대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문 전 장관은 전날 새벽 특검 조사를 받던 도중 직권남용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이후 문 전 장관의 태도는 바뀌었다. 문 전 장관은 국회 청문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하라고 지시한 적 없다'고 진술한 내용을 특검 조사과정에서 번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문 전 장관의 구속영장에 배임 혐의를 포함할지 고민하다가 제외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 관계자는 "배임 혐의를 (일부러) 적용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현재 상태에서는 그 부분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문 전 장관의 구속 여부는 30일 오후 3시 열리는 구속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통해 결정된다. 문 전 장관이 구속되면 특검 단계에서 핵심 피의자가 구속되는 첫 사례가 된다.
특검은 이날 '비선 실세' 최순실(60) 씨 일가에 특혜성 지원을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김재열(47) 제일기획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김 사장은 현재 참고인 조사를 받고 있지만, 향후 조사과정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있다. 문 전 장관 역시 참고인으로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다가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었다.
김 사장은 검찰 특별수사본부 조사 당시 최 씨 모녀와 최 씨 조카 장시호(37) 씨에게 금전적 특혜를 제공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대가성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에게 한국동계스포츠센터에 후원금 16억 2800만 원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장 씨와 김종(55)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은 현재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특검 관계자는 "기존에 검찰에서 기소된 부분에 대해서는 (오늘 조사가) 보충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고 다른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이 장 씨의 다른 혐의에 연루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고 최태민 씨의 아들 최재석 씨가 이날 오후 특검 사무실을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석 씨는 정식으로 특검 조사를 받는 것은 아니지만 정보 제공 차원에서 방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재석 씨가) 어떤 자료를 제출하러 왔는지는 현재로서는 말씀드리기 곤란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