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생명 육류담보대출 사기 뒷북 공시

입력 2016-12-30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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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류담보 사기대출에 휘말린 동양생명이 이 사실을 뒤늦게 공시해 고의로 문제를 숨겨온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동양생명은 지난 28일 오후 6시 32분 공시를 통해 육류담보대출에 문제가 생겼음을 밝혔다. 당시 동양생명은 “육류담보대출에 의해 회사의 손실가능성이 있으며, 회사는 자체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공시 시점이다. 동양생명은 금융감독원이 현장 검사에 착수할 때까지도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은 이에 앞선 27일 오후 육류담보대출 피해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동양생명에 검사역을 급파했다.

동양생명은 금감원 검사가 시작되고 하루 뒤에 이를 공시한 것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육류담보대출 사기건은 한 저축은행이 금감원에 문제를 자진 신고하면서 불거졌다. 보고 받은 금감원은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 대출금액이 3800억원에 달하는 동양생명에 먼저 검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전까지 동양생명은 금감원에 어떤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공시 시간도 주가 변동을 최소화할 수 있는 장마감 이후였다. 소위 ’올빼미 공시’였던 것이다.

육류담보대출은 금융회사들이 소고기 등 육류를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동산담보대출이다. 그런데 육류 수입업체와 냉동업체가 짜고 보관증을 여러 금융기관에 다중으로 발행해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 대출금액은 6000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져 피해금액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부 수입업체들은 수입을 줄이고, 문제의 냉동업체들은 도주하는 등 창고 업무 마비에 따른 유통대란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이번달에 육류담보대출연체가 된 것을 확인하고 지난주에 현장방문을하면서 금감원에 상황을 보고했다”며 “공시 의무사항은 아니었지만 상황을 알려야겠다고 판단해 자율공시를 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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