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의 해가 밝았다] 조기 대선모드 돌입…정치권은 지금 ‘합종연횡’

입력 2017-01-02 10:18 수정 2017-01-02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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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새누리 탈당하며 보수정당 첫 분열… 최저 득표 땐 정권 초부터 리더십 발휘 의구심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정치권에 큰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비박계가 대거 탈당하면서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이 분당됐고, 대권주자들의 출마 선택지도 넓어졌다. 또 곳곳에서 출마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대선 전 춘추전국 시대의 개막을 알렸다. 이에 따라 후보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차기 대통령은 직선제 개헌 이후 최저 득표율을 기록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보수정당 최초 분열과 4번째 교섭단체 탄생 = 처음으로 집권 여당인 보수정당이 분당을 맞았다. 그동안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자유선진당 등이 있었지만, 대부분 새누리당이 흡수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어렵게 뭉친 보수 세력이 분열의 길을 걷게 됐다.

현 정부 들어 박근혜 대통령을 구심점으로 친박계 의원들이 득세하면서 그동안 친박계와 비박계는 주요 현안을 두고 자주 충돌해왔다. 이런 갈등이 점점 커지면서 폭발 직전까지 왔다는 점에서 분당 사태는 어찌 보면 예견된 결과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그 실체를 드러내면서 박 대통령이 의회의 손에 탄핵됐고, 이것이 분당의 기폭제가 됐을 뿐이다.

비박계는 좌장격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이끌고 있다.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은 신당의 이름을 가칭 ‘개혁보수신당’으로 정하고 새 정당 명칭 공모를 시작했다. 이들을 중심으로 탈당한 30여 명의 의원들은 우선 국회 교섭단체를 등록해 힘을 키우면서 세력을 모으는 중이다. 이들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최대한 몸집을 불려 창당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옛 친이명박계(친이계) 맏형인 이재오 전 의원이 주도하는 늘푸른한국당 등 군소 정당과도 합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밑에선 국민의당과 합당에 관한 의견을 교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양측이 세를 규합할 경우 대선 판세를 흔들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그 경우 대선후보 지지도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도 흔들릴 수 있다. 민주당이 벌써부터 비박계를 경계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이합집산 예측이 나오는데, 제3지대는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정당에서 화합을 못 해 분화돼 나온 정파나 개별 정치지도자가 모이는 게 무슨 희망이 있으며 새로운 정책 노선에 기반한 정당 창출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중요한 건 정당의 기본 목적인 정권 창출이 가능할지다. 탈당을 고민 중인 한 비박계 의원은 “반기문 등 유력 대선후보 영입이 가능하다면 탈당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비박계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손학규 민주당 전 상임고문 등의 영입에 공을 들인다는 후문이다. 이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을 지낸 모 인사와 전직 의원 등은 이미 반 총장을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개헌 추진 여부에 따라 합종연횡이 달라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이재오 전 의원을 비롯해 정의화ㆍ김형오 전 국회의장 등 개헌세력이 있지만, 정운찬 전 총리와 같이 개헌에 부정적인 인사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과반득표 대통령 어려울 듯… 집권 때 리더십 문제될 수도 = 현재 유력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는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유엔 전 사무총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이재명 성남시장 등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새누리당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다. 여기에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와 정동영 의원, 새누리당 이인제 의원 등이 최근 대권도전을 시사하고 나섰다.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총장이 1~2위를 다투고, 이재명 시장과 안철수 전 대표 등이 그 뒤를 바짝 쫓는 형국이다. 이 상태로 대선을 치른다면 과반득표 대통령은 나오기 어렵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최저 득표 당선자가 나올 것이란 예측마저 나오는 형국이다.

지금까지 역대 대선에서 가장 낮은 득표율을 기록한 대통령은 노태우 대통령이다. 13대 대선에서 민주정의당으로 출마해 통일민주당 김영삼 후보를 제치고 36.6%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김영삼 대통령은 42.0%, 김대중 대통령은 40.3%, 노무현 대통령은 48.9%, 이명박 대통령은 48.7%를 득표했다. 탄핵된 박근혜 대통령만이 유일하게 과반을 넘긴 51.6%의 득표율로 정권을 잡았다.

대통령의 득표율은 통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은 지지로 대통령이 된다면 다수의 국민과 충돌하며 정권 초부터 리더십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대통령 지지율에 따라 국정 운영의 추동력이 달라졌던 많은 사례들이 증거다. 박 대통령도 높은 득표율을 기반으로 정권 초 조직개편 등 주요 국정 과제를 힘 있게 추진했지만, 점차 민심에서 멀어지면서 최순실 사태 이전부터 조기 레임덕에 시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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