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띠 CEO 날아오른다] 부지런한 ‘붉은 닭’ 기운 안고 새시대 문 여는 ‘퍼스트 무버’

입력 2017-01-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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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구자균 LS산전 회장•김홍국 하림 회장•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
▲구본무 LG그룹 회장•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윤영달 크라운해태제과 회장•구자균 LS산전 회장•김홍국 하림 회장•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사진 왼쪽부터 시계 반대 방향)

‘붉은 닭의 해’ 2017년은 임진왜란에 이어 우리나라가 또 한 차례 정유재란이라는 전란에 휩싸였던 1597년과 같은 ‘정유년(丁酉年)’이다. 그러나 420년 전처럼,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은 혹독하기만 하다.

최순실 게이트와 대통령 탄핵소추 등 정치적 이슈로 인한 국내 경제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으며,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대외 불안까지 겹치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돌려 새로운 도약에 나서겠다는 각오로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2017년을 향해 닻을 올릴 준비를 마쳤다. 특히 우렁찬 소리로 새벽녘 어둠을 가르고 아침을 깨우는 닭처럼 올 한 해를 앞장서 이끌어 나갈 1945년생, 57년생, 69년생, 81년생 닭띠 CEO들은 남다른 각오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60년에 한 번 돌아오는 ‘붉은 닭’의 해 = 닭은 부지런함의 대명사로 꼽힌다. 또 선견지명이 있어 미래를 대처하는 능력이 있다는 평가도 받는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CEO들에게 가장 필요한 능력이다.

새해가 밝았지만, 우리 경제의 빠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외 주요 기관들은 올해 경제 전망을 2% 초중반대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탄핵과 조기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미칠 영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향후 불확실성 확대로 인한 경기 침체가 더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높다”며 “정치 혼란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 경제 주체의 소비 위축과 투자 지연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외 환경도 문제다. 트럼프의 자국 중심주의 정책 추진과 함께 프랑스 대선(4~5월), 독일 총선(9~10월) 등에서 극단주의 정당의 약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 글로벌 교역 환경에도 변수가 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트럼프 당선 등으로 미국, 유럽 등 주요국 정치 반세계화 흐름이 가시화되면서 글로벌 교역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내외 불확실성 급증에 대비하기 위한 국내 경기 안정화 및 경제 체질 개선 노력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방법은 있는 법. 희망이 전혀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 등 전자부품 업계의 호조는 이어지고 있으며, 안정된 유가를 바탕으로 항공, 여행 업계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바닥을 치고 있는 내수 경기도 고용 안정을 통해 소비 심리가 되살아난다면, 큰 반등이 이뤄질 수 있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양적으로 둔화된 수출을 극복하기 위해 질적인 성장을 꾀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특히 ‘붉은 닭의 해’의 ‘붉다’는 것은 ‘밝다’는 뜻이기도 해서, 정유년은 ‘밝은 닭’의 해라고 풀이할 수 있다. 꿈에서도 닭이 퍼덕이며 깃털을 고르면 직장에서나 사업에서 좋은 일이 생길 조짐을 뜻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나라의 경기 회복을 촉진하는 요인도 있다”면서 “원자재 가격이 회복되면 신흥 시장국 중심으로 글로벌 성장세가 좋아지는 효과가 있고 교역 신장률도 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닭의 울음소리는 어둠이 아무리 깊어도 새벽의 여명이 온다는 사실을 알리는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이지만 붉은 닭의 기운을 가진 CEO들의 활약으로 우리 경제의 희망의 빛이 타오르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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