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찬현 감사원장은 2일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 공직사회의 기강을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감사원장은 이날 서울 삼청동 감사원 대강당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는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 공직기강이 느슨해지고 정부의 주요 시책들이 표류하지 않을까 염려되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황 감사원장은 “그간 우리는 전환기마다 정치권 줄서기, 무사안일 업무행태가 반복되는 모습을 보아왔다”면서 “더욱이 공직비리는 갈수록 은밀해지고 지능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단편적인 비리 적발에 그치지 말고 핵심 취약분야에 대해 비리가 발생하는 원인을 심층분석해 재발방지 대책까지 마련토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올해 지난 2년간 임시조직으로 운영해 온 방산비리 특별감사단을 정규조직으로 흡수해 국방감사국을 신설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방산 분야 비리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또 경기 침체 우려를 막기 위해 산업육성 및 금융지원, 주요 에너지원 관리 등 미래산업 육성시책 성과 점검하고 개선 방향도 제시하기로 했다. 일ㆍ가정 양립과 노인 의료 지원 등 서민 생활 안정 향상에도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재정건정성 확보에도 힘쓴다. 올해는 교육과 복지수요 증가로 국가 예산 규모가 최초로 400조원을 넘어서는 만큼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황 원장은 “복지ㆍ교육ㆍ사회간접자본(SOC) 분야 주요 재정사업의 추진 실태를 점검해 예산낭비와 비효율 요인을 차단할 것”이라며 “과세체계의 구축과 운영 실태도 확인해 탈세를 예방하고, 과세 형평성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지방 감사조직을 신설한 데 이어 올해에는 이를 확대하고 지방조직의 감사업무와 민원업무를 통합하기로 했다. 황 원장은 “두 기능이 일원화되면 한 단계 높은 민원서비스를 통해 지역주민의 편익을 높이고 민생현장과 밀접한 감사결과를 도출하는 등 업무 연계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는 새롭게 전자감사 시스템도 운영할 계획이다. 황 원장은 “감사의 시작부터 결과 확정까지 전산으로 통합 관리할 수 있게 돼 업무처리의 투명성과 자료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감사원 직원들에게 “청탁금지법을 명확히 숙지해 사소한 사항이라도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