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양대 여객기 제작업체인 에어버스와 보잉이 잇따른 주문 취소에 올해 악전고투할 전망이라고 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달 말 양사는 지난해 여객기 주문과 인도에 대한 최종 집계를 공개할 예정이다. 양사 모두 인도 수량 대비 주문량 비율이 1.0을 넘기지 못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이 비율이 1.0이면 고객사에 인도하는 여객기와 여객기 주문 대수가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 버티컬리서치파트너스의 롭 스탤러드 항공 애널리스트는 “양사 모두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은 2009년 이후 처음이 될 것”이라며 “항공기 주문 수요가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잉은 지난달 20일 기준 작년 여객기 주문 취소 대수가 470대에 달했다. 인도 수량은 약 750대였다. 이는 지난 2015년 고객에 762대를 인도하고 868대 주문을 받은 것과 대조된다. 에어버스는 지난해 11월까지의 집계에서 순주문 대수가 410대로, 전년의 1185대에서 크게 줄었다. 고객 인도분은 577대에 그쳤다. 주문과 인도분 모두 목표인 670대, 635대에 못 미쳤다고 FT는 덧붙였다.
올해 양사의 여객기 인도는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항공업체들이 국제유가 상승과 여행객 증가세 둔화에 맞춰 주문을 덜 할 전망이어서 에어버스와 보잉은 이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최대 고민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항공산업 로비단체인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항공여행 트래픽 증가율이 5.9%로, 지난해의 5.1%에서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여객기 주문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항공사들이 늘고 있다. 미국 유니아티드콘티넨탈은 지난달 2017~2018년에 예정됐던 보잉 737기 61대 주문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사우스웨스트항공도 60대 이상의 737기에 대해 인도 기일을 늦춰줄 것을 요구했다. 다른 항공사들도 이와 같은 추세를 따라가면 보잉과 에어버스의 장기 실적 전망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