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 마감일인 3일 오전 현재까지 당대표 선거에 출마 의사를 밝힌 이는 박 전 원내대표(4선, 전남 목포시)와 황주홍 의원(재선, 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군), 그리고 김영환, 문병호 전 의원 등 4명이다. 당초 출마를 저울질했던 정동영 의원이 불출마로 입장을 정하면서 전대는 4파전으로 정리되는 양상이다.
이들 중에선 ‘정치 9단’으로 불릴 정도의 노련미에, 원내대표와 비상대책위원장을 잇달아 맡으며 최근까지 당을 이끌어온 이력 등을 갖춘 박 전 원내대표가 다른 후보들에 비해 당권 접수가 수월할 것이란 평가다. 수도권을 기반으로 둔 3선 출신 김영환 전 의원이 박 전 원내대표를 추격하고 있다는 분석도 당내에서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으나, 박 전 원내대표의 대세론을 뒤엎기는 힘들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앞서 국민의당이 지난달 29일 전남·북 출신인 주승용 원내대표, 조배숙 정책위의장을 선출한 상황에서 당대표마저 박 전 원내대표로 세울 경우 호남당 색채가 강화돼 당의 입지를 더욱 좁힐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개혁보수신당(가칭)의 등장으로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사이에서 누리던 ‘제3당으로서의 캐스팅보트’ 존재감이 약해진 데 이어 호남에서마저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당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호남일색 지도부가 들어설 경우 오히려 당의 위기를 심화시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변수는 당원들이 박 전 원내대표를 당 위기의 책임자로 볼지 혹은 위기를 돌파할 구원투수로 볼지 여부”라고 했다. 김 대표는 그러면서도 “호남 사람들은 호남을 대변하면서도 정권 창출을 해내거나 이끌어갈 힘을 원하는데, 당대표와 원내대표 모두 호남 출신으로 채워지면 확장성이 떨어지는 국민의당을 공개 지지하는 데 한계를 느낄 것이고 국민의당은 존재가치가 붕괴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