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계열사 ‘대마불사’는 옛말... 롯데 1년간 4개 청산

입력 2017-01-04 09:16 수정 2017-01-04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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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공익 성격 계열사도 존폐 위기

재계에 대한 반기업 정서와 사회적 책임을 묻는 여론이 강해지면서 대기업집단에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계열사를 신속하게 청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불황 등으로 그룹 자체가 위기에 몰리면서 흑자 계열사까지 팔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 현황 공시를 내야 하는 대기업들이 청산을 결정한 사례는 28건에 이른다. 이들 사례는 크게 소위 ‘좀비계열사’ 정리와 공정거래법 등에 따른 규제 강화에 따른 조치 등으로 특징을 구분할 수 있다.

◇좀비계열사 청산 = 지난해 청산된 대기업 계열사 중에 KT의 스마트채널과 인천도시공사의 인천글로벌캠퍼스가 자본잠식으로 청산된 대표적인 회사다.

스마트채널은 청산 직전 사업 연도 말 현재 순자산은 단 한 푼도 남아 있지 않았다. 638억 원의 적자라는 생채기만 남기고 법원 등기등본에서 이름을 지워야 했다. 인천도시공사의 인천글로벌캠퍼스도 자본잠식에 허덕이다가 직전 사업 연도 기준 687억 원의 적자만 남기고 청산 절차를 밟았다. 이들 기업과 함께 자본잠식이라는 꼬리표를 남기고 해산이 결정된 대기업집단 계열사는 지난 2016년에만 9개사에 이른다.

◇공정거래법 강화 = 대기업집단에 대한 내부거래 규제에 유탄을 맞은 대표적인 곳은 롯데그룹의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초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가 청산 절차를 진행한다고 공시했다.

시네마통산과 시네마푸드는 롯데시네마 매점을 독점 운영하며 팝콘과 콜라를 유통시키며 성장해 왔지만 지난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으로 롯데시네마의 매점 계약을 해지했다. 주수입이 끊긴 양 회사는 매해 적자를 기록해 왔다. 내부거래 규제 등으로 회사의 존재이유가 사라진 셈이다.

◇안타까운 사회 공익 기업 청산 = 지난해 청산된 대기업집단 계열사 중 가장 눈에 띄는 회사는 하림그룹의 예그리나다. 정부로부터 인증을 받은 표준 장애인 사업장이었지만, 그룹의 재정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어쩔 수 없이 폐업한 사례다.

예그리나는 지난 2012년 4월 STX그룹 계열사인 STX팬오션, STX마린서비스, STX중공업, STX, STX건설이 자본금 4억 원을 출자해 설립한 사회적 기업이다. 예그리나는 STX그룹 계열사 사업장 등에 직접 빵을 만들어 납품했다. 그러나 STX그룹이 조선업황 악화로 어려워지기 시작했고, 예그리나의 최대 주주였던 STX팬오션이 축산업체 하림으로 인수된 후 예그리나는 운영을 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이 내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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