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A 시장 전망] 매물로 나온 딜라이브, 누구 품에 안길까

입력 2017-01-04 11:37 수정 2017-01-1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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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인수합병 건수 14% 늘고 기술ㆍ미디어ㆍ통신 부문은 115% 증가 전망”

2017년 우리나라 인수·합병(M&A)은 기술·미디어·통신(TMT) 분야가 두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내 화학, 방위, 증권, 금융 분야 등에서는 굵직한 M&A가 최근 2~3년 내 이뤄진 데다 조선, 해운업의 구조조정은 대부분 마무리됐다. 이 때문에 2017년에는 TMT 분야가 주목 받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세계 1위 M&A플랫폼 서비스 업체인 인트라링크스는 올해 1분기 국내 M&A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4%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전체 M&A는 9%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인트라링크스는 산업별로는 TMT의 M&A가 가장 활발할 것으로 봤다. 김선식 인트라링크스 서울사무소 대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올해 1분기 M&A 거래량 증가에 가장 많이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는 분야는 TMT를 비롯해 헬스케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TMT 부문의 올해 초기 M&A 활동이 전년 동기 대비 1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케이블방송사업자인 딜라이브, CJ헬로비전 등이 내년 상반기에 매물로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들 회사의 주요 인수 후보는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업자다. 이들 간의 거래가 내년 중 성사되면 수조 원대의 M&A가 이뤄지게 된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역시 지난해 말 케이블방송사업자 인수 검토 의사를 밝힌 상태다. 당시 권 부회장의 발언은 해당 사업자들에게 가격 협상 의중을 우회적으로 전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방송·통신사업 재편을 위한 제도 보완도 내년 중 마련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통합방송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기존 방송법에 규정된 지상파, 케이블, IPTV 관련 규제를 하나의 법으로 통합하는 게 골자다. 현재 방송법에 따르면 지상파, 종합유선방송사업자(S0), 위성방송사업자는 서로 지분을 33%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 지분율 33% 규제 폐지는 유료 방송 간 M&A를 허용하겠다는 의미다.

해당 법안은 지난해 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처리되지 못했지만 올해는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반면 2017년 전체로 보면 M&A 활동이 위축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M&A 전문매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2016년 1~3분기 국내 M&A 거래 규모는 322억 달러(247건)로 전년 동기의 758억 달러(256건)에 비해 57.5% 축소됐다.

해운 분야는 구조조정 확산 여파로 M&A 약세를 보였다. 이러한 침체된 업계 분위기는 연관 산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기업 간 M&A보다는 정부 주도의 사실상 청산작업이 이뤄지면서 산업 규모만 작아지는 결과가 초래됐다.

올해에도 최순실 사태 여파가 이어지고 대선과 같은 굵직한 정치 현안이 있는 것도 M&A 시장에는 악재가 될 전망이다. 통상 대기업들은 정치 현안이 주목되는 시점에서는 대규모 M&A 거래를 자제한다. 지난해에도 여러 정치 리스크에 시달린 롯데그룹은 대규모 M&A에 나서지 않았다.

재계 관계자는 “외부 환경이 불안정할 때 진행되는 M&A는 훗날 특혜 의혹을 제기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때문에 대기업들은 M&A 거래 잠정 중단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의 자금 해외유출 통제도 국내 M&A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다. 이를 두고 중국이 한국 정부가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택한 것에 대한 보복이라는 시각이 제기된다. 주요 인수 후보가 중화권이었던 할리스커피, 한국맥도날드는 매각이 무산됐고, ING생명보험은 지난해 말 매각이 연기됐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M&A 시장은 6~8년 주기로 베어마켓(bear market·약세장)이 온다”며 “정치 리스크가 이어지는 점과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인한 산업 침체 등을 고려하면 내년이 그러한 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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