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9개월 급성장 ‘로봇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입력 2017-01-0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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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아닌 AI(인공지능)가 자산을 관리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성장세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투자기법을 활용한 ‘로봇 펀드’로 불리며 관심이 집중됐지만 초기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에 그쳤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첫 선을 보인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출시 9개월 만에 펀드수 8개, 설정액 636억5200만 원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로봇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연산규칙)을 활용해 매매시점 및 투자비중을 결정, 자산을 기계적으로 운용하는 상품이다. 그동안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주식이나 ETF(상장지수펀드)에 분산투자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봤을 때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4월 쿼터백자산운용과 협력한 키움투자자산운용을 시작으로 NH-아문디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이 차례로 로봇 펀드 시장에 뛰어 들었다. 펀드온라인코리아도 2일 펀드슈퍼마켓 전용 로보어드바이저 ‘불리오’를 출시했다. 시장형성 초기라 매월 자금유출입 규모는 평균 십 억 원대로 작지만 자산운용사와 증권사들은 로봇 펀드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현재까지 지난해 4월 출시된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키움쿼터백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증권투자신탁[채권혼합-재간접형]’으로 329옥1600만 원 규모의 가장 많은 자금이 유입됐다.

그러나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친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의 3개월 수익률(1월 2일 기준)은 -3~-5%대로 모두 마이너스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펀드의 전체 수익률이 0.11%인 것을 고려하면 초반 수익률은 저조하다는 평가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설정 이후 수익률의 경우 총 8개 펀드 중 ‘NH-Amundi디셈버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자(UH)[채혼-재간접]ClassA’와 ‘하이ROKI1글로벌로보어드바이저 H[혼합-재간접] C’ 2개 펀드만이 각각 2.93%, 2.27%로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로보어드바이저 펀드가 글로벌 해외 주식과 채권, 해외자산에 분산투자하고 있는 만큼 미국 등 글로벌 시장 불확실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가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고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미국의 정치·경제적 변동성이 저조한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특히 로보어드바이저 펀드 대부분이 안전자산인 채권형 ETF 등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금리인상 등에 따른 채권가격 하락이 수익률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만해도 최고의 투자상품으로 꼽힌 채권형펀드도 미 금리인상과 트럼프 정부의 재정확대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수익률이 크게 하락, 최근 3개월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 중”이라며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펀드는 여러 시뮬레이션의 결과물인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수익률이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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