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강퉁 시행 한 달] ②中 당국, 자본유출 ‘집안 단속’...선강퉁 ‘투자 길’까지 막았다

입력 2017-01-05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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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전 세계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던 선강퉁(중국 선전증시와 홍콩증시 교차거래)이 의외의 부진을 보인 건 중국 당국의 각종 규제 강화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이퉁증권과 궈타이쥔안증권 등 중국 유명 증권사의 주가는 선강퉁이 개시된 지난달 5일 이후 한때 랠리를 펼친 것도 잠시, 줄곧 곤두박질쳤다. 중국 당국 규제에 대한 해외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선강퉁 거래량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이들 증권사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이들 증권사의 주가 하락세는 선강퉁에 대한 투자심리가 아직 불안하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선강퉁 거래량 자체가 일일 쿼터의 극소량만 소진되고 있어 거래량이 언제 늘어날지 가늠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가뜩이나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홍콩증시가 부동산 중심으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중국 정부의 각종 규제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해외 투자자들의 본토 증시 투자심리를 약화시킨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보험사의 주식투자 규제를 강화했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보감회)는 지난달 29일 성명을 통해 단일 주주가 한 보험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는 한도를 종전의 51%에서 33%로 낮추고 보험사는 자산관리상품(WMP)으로 조달한 자금을 주식에 투자할 수 없도록 했다. 즉 보험사들로하여금 주식 투자가 아닌 보험 본연의 사업에 충실하라는 조치다. 이보다 앞서 보감위는 화샤생명보험과 쑤저우생명보험에 대해 인터넷상에서 보험상품 판매를 금지하고 앞으로 3개월간 당국에 새 보험상품 승인 신청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 고강도 제재를 내렸다. 여기에 유니버설보험 등 투자형 보험 상품에 대한 규제도 강화했다. 보험사의 주식투자로 인한 시장 불안정성을 막으려고 규제에 나섰지만 이들 보험사의 주식 투자에 고강도 제재가 내려지면서 중국증시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 결과 기대를 모았던 선강퉁도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9월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는 역합병 기업들에 대한 규제 강화에 나섰다. 해외에 상장된 자국 기업들의 우회 상장을 통해 중국 증시에 입성하는 것을 제한하기로 한 것이다. 상당수 중국 기업은 규제가 다소 까다로운 기업공개(IPO)보다는 역합병 방식의 우회상장을 상장 경로로 택하고 있다. 우회상장이 급증하면서 중국에서는 기업 성장 전망과는 관계없이 시장가치가 매우 낮은 기업이라도 역합병 대상이 되기를 희망하며 매수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해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부작용이 생겨났다. 우회상장에 대한 제동은 주식시장의 안정을 위한 조치라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가 나오고는 있으나 일각에서는 IPO에 대한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됐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투심이 위축되는 결과를 낳았다.

중국 당국은 최근 위안화 약세로 자본 유출이 심각해지자 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M&A)과 부동산 투자, 해외결제와 환전까지 일일이 규제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자본유출 규제를 개인의 외국 주식이나 채권 투자에 국한했었으나 이제 기업 법인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나마 완화했던 규제 고삐를 다시 죄는 것도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중국 당국은 2015년 10월 10%에서 5%로 낮췄던 배기량 1600cc이하 소형차의 취득세를 올 1월 1일부터 7.5%로 상향 조정했다. 취득세율 인하로 위축됐던 중국 자동차 시장은 다시 회복세를 보였으나 취득세율이 다시 높아지면서 자동차 시장이 부진에 빠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적절한 규제 조치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예상치 못한 제재가 해외 투자금 유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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