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미군 임대주택시장에 냉기류

입력 2017-01-06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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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성 미군 이전 연기되고 공급 과잉 여파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미군기지가 들어서는 경기도 평택시 팽성을 둘러봤다.

미군 대상 임대주택 시장을 분위기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최근 미군 측이 이전사업을 당초 계획보다 1년 늦은 2018년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주택시장에 파급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여 그 실상이 궁금했다.

이곳은 2~3년 전부터 미군 이전계획에 맞춰 3000여 가구의 아파트·빌라·단독주택이 완공됐거나 건설 중이다.

미군 이전사업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이들 주택은 세입자 구하기가 힘들어 한동안 비워둬야 할지 모른다.

팽성 미군 기지는 여의도 5배 크기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미군을 대부분 이곳으로 집결시킨다는 계획이다.

미군이 팽성으로 이전하면 자연적으로 영외 미군과 군무원용 주택이 필요하다.

미군 측은 3년 전 평택시 등에 약 7000가구의 주택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해 주택업자들은 앞다퉈 미군용 임대주택 건설에 나섰다. 당초 내년까지 미군 이전이 완료된다고 했으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주택이 건설됐겠는가.

곳곳에 미군 대상 임대주택 건설 붐이 일었고 전국 각지에서 투자자들이 몰려들기도 했다.

한때는 주택이 없어 못 팔 정도로 주택업자들의 재미가 쏠쏠했다.

지난해는 주택시장이 최고조로 달아오르면서 한적했던 동창리와 내리 지역이 새 주택단지로 바뀌고 있는가 하면 근내리·원정리 쪽에도 단독주택과 빌라단지가 즐비하다.

그랬던 팽성은 최근 들어 풀이 확 죽었다. 국가 경제도 안 좋은데다 미군 이전 사업이 1년 연장된다는 얘기가 나와서다.

이렇게 되면 그동안 건설된 주택은 임대수요를 구하기가 매우 힘들어진다. 위치가 좋지 않은 지역에는 빈 집이 많이 생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주택 분양도 잘 안 된다. 세입자가 입주돼 있어 곧바로 임대수익이 나오는 집도 안 팔려 남아있다.

여기다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많다는 말까지 나온다.

지금까지 허가된 주택 물량은 2200여 가구이고 분양 중 물량 또한 1200여 가구로 추산된다.

LH공사도 조성 중인 팽택 고덕신도시내 국제교류단지에 4000여 가구의 미군과 군무원, 외국 기술자용 임대주택을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영외 거주자 수요는 당초 추산했던 숫자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알려진다.

지금까지는 영외거주 수요가 7000명 수준으로 알려졌으나 중부일보가 보도한 내용을 보면 3100여명에 불과하다.

물론 이 수치가 공식적인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미군의 영외거주 수요는 알려진 숫자보다 적지 않은가 싶다.

수급 상황이 이렇다면 팽성 미군 임대주택시장에는 엄청난 파장이 벌어질 확률이 높다.

그동안 허가된 수치와 현재의 분양 물량, 게다가 기존 주택까지 합치면 미군용 임대주택은 오히려 남아도는 형국이다.

이렇게 되면 미군용 임대주택에 투자한 사람은 큰 손실이 불가피해진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소는 집이 없어 임대수요를 제대로 해소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하지만 일부 인기가 많은 주택의 얘기가 아닌가 생각된다.

게다가 LH가 고덕신도시에 4000 가구의 미군용 임대주택을 짓게 되면 팽성 주택시장은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미군 수요자는 거리가 좀 멀어도 기반시설이 잘 갖춰진 신도시를 선호할 것 같아서다.

팽택권 미군 임대주택에 투자할 때는 철저한 분석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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