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 트럼프 ‘관세 폭탄’ 위협에… 현지 첫 가전공장 건설 검토

입력 2017-01-08 20:02 수정 2017-01-0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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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도 첫 가전 공장 건설 계획… 미국 테네시주 유력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도 미국 내 첫 가전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따른 관세 폭탄 우려에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가전 제품을 미국 현지에서 생산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이다.

8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사는 트럼프 정부 이후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 가전 공장 건설을 포함한 여러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당선인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통해 무관세 혜택을 없애겠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특히 최근 트위터에 도요타자동차의 멕시고 생산공장 설립에 대해 “절대 안 된다. 미국에 공장을 짓거나 아니면 막대한 국경세를 내야 한다”고 말하며 미국 내 제조공장을 갖지 않은 회사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이익을 예고했다.

삼성전자는 멕시코를 북미 가전 시장 공략의 전진기지로 삼은 뒤 현지 티후아나 공장에서 TV를, 게레타로 공장에서 냉장고 등을 생산해 관세 없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경고로 멕시코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과 미국 본토에 공장을 짓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가전 공장 외에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 소재 반도체 공장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증설에 나선다고 지난해 말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보다 앞서 LG전자는 미국에 첫 가전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내 생산공장 건설 여부에 대해 “올 상반기 중에는 어떻게 하겠다는 게 정리될 것 같다”며 “80% 정도는 정리가 됐다”고 말했다.

LG전자 역시 멕시코 레이노사 공장에서 TV를 만들고, 몬테레이 공장에서 냉장고를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위협에 미국 테네시주 등을 공장 건설 지역 후보로 올려두고 첫 생활가전 생산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조 부회장은 미국 본토에 가전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배경에 대해 “미국의 현지 제조업체 비용에 대해 페이버(혜택)를 준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수입해 판매하는 사람은 불이익을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넋 놓고 있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에서) 생산해도 어디까지 현지화를 할지, 간단하게 부품을 갖고 와 조립만 하면 되는지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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