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뉴스 팡팡] 세월호 1000일, 당신은 기억하십니까?

입력 2017-01-09 13:38 수정 2017-01-09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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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팡팡] 세월호 1000일, 당신은 기억하십니까?

“울어요”
“요즘도 아침에 전철 타고 오면서 가면서도 막 울어요. 퇴근하면서도, 일하다가도 막 울어요. 어느 날은 밥 먹다가 막 갑자기 우니까 엄마도 아무 말도 안 하시고 따라 우세요. 밥 먹다가 그냥… 순간순간 그냥 막 슬퍼요. 사고 일어난 지 600일이 넘었는데 600번 넘게 울었어요. 사람이 이렇게 많이 울 수가 있을까요?”
-세월호 희생 학생의 언니

“몰랐어요”
“사고 이전에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이 많은지 몰랐어요. 그땐 이렇게 힘든 사람이 있는 줄도 몰랐고, 이렇게 돕는 사람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아예 몰랐어요. 전혀! 내 일이 아니라 생각했으니까. 그러니까 사고 이전에 저는 어떻게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세월호 희생 학생의 언니

“얻었어요”
“저는 사고 딱 일어나고 나서는 잃은 게 많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은 그만큼 얻은 것도 많은 것 같아요. 저희 상담 선생님이 그러셨거든요. “너희는 다른 너희 나이 때 애들이 겪지 못하는 경험을 해서 사람을 보는 눈이 생긴 것 같다. 다른 애들은 갖지 못하는 걸 가졌다.” 그 말이 맞는 거 같아요.”
-세월호 당시 단원고 학생

“대단해요”
“사람들이 이 사건이 지겨워질 때 한 번쯤 자기 일로 받아들이면 좋겠어요. 그런 일이 또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 200일째인가 친구들이랑 같이 도보 행진 했어요. 엄마도, 언니도 같이요. 차를 타고 가서 체육관에서 자고… 팽목항에 도착했더니 거기도 꽉 차고. 대단했어요! 이렇게 사람들이 계속 기억해줬으면 좋겠어요.”
-세월호 당시 단원고 학생

“겁나요”
“솔직히 진실이 안 밝혀져도 힘들고, 밝혀져도 힘들 거 같아요. 밝혀졌는데 정부가 이래서 이렇게 됐다, 그래서 정부가 미안하다, 그러고 끝이 나도 어이없을 거 같고. 또 진실을 밝히는 것만이 좋은 것만 같지는 않아요. 감당할 수 없는 진실이라면, 부모님이나 제가 받아들일 수 없는 진실이라면… 그래서 겁이 나기도 해요.”
-세월호 희생 학생의 오빠

“싸워요”
“부모님 세대에서 밝혀내지 못하면 우리 세대에서라도 꼭 밝혀낼 것이다. 그걸 권력에 말하고 싶었던 거예요. 엄마아빠들한테도 말하고 싶었어요. 엄마아빠들이 이렇게 하다가 지치셔도 우리가 자라난다. 권력은 지금 착각하고 있어요. 일이 년 지나서 끝날 일이 아니거든요.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우리가 지금 이렇게 노력하기 때문이겠죠. 진실을 위해 싸우기 때문에…”
-세월호 희생 학생의 언니

이상 세월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 이야기 ‘다시 봄이 올 거예요’ (2016.4월) 중에서

슬퍼하고 분노하고 싸우는 세월호 생존자들과 유족들.
이들의 슬픔과 분노에 온 국민이 함께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진실규명은 멀기만 합니다.

세월호 침몰의 근본적인 원인
세월호 침몰의 직접적 원인
세월호 구조과정에서의 문제점
사고 이후 정부대응과 수사과정에서의 문제점
    어느 것 하나 속 시원히 드러난 게 없습니다.

세월호 참사 책임의 정점에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7시간 의혹’은 여전합니다.
지난해 12월 열렸던 국회 국조특위 청문회에서도 별다른 소득은 없었죠. ‘머리손질 설’, ‘미용주사 시술 설’ 등이 불거진 가운데 간호장교나 전 대통령 자문의 등 관련자들은 “그런 적 없다” 고 진술했습니다.

그리고 진상규명을 위한 증거인 ‘세월호’ 를 끌어올리는 일.
세월호 인양은 2015년 4월 인양 결정 후 끊임없이 미뤄져 왔습니다. 그동안 정부는 인양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은밀히 진행하면서 ‘기술적 결함’, ‘기상 상태’, ‘조류’ 등을 탓했죠. 결국 당초 작년 7월말 인양 계획은 그해 10월로, 또다시 올해 2월로 지연됐습니다.

절대 잊혀서도 중단돼서도 안 되는 세월호 진상규명.
지난 7일, 세월호 유가족들은 10명 내외의 공동대표단과 약 120명 이상의 시민위원으로 구성된 ‘4·16 세월호참사 국민조사위원회’를 출범했습니다.
국민과 함께 세월호의 진실을 밝혀낼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죠.

2016년 1월 9일 ‘세월호 1000일’을 맞았습니다.
우리의 기억이 대한민국을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다면 그래서 조금 더 ‘살만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면 슬프고 분노했던 기억은 희망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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