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통해진 ‘너구리’ … 가격 인상에도 ‘프리미엄 라면’ 열풍 이어가나

입력 2017-01-1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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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라면 가격 평균 5.5% 인상 … 너구리 15% 면발 굵어져

▲농심 '너구리'(사진제공=농심)
▲농심 '너구리'(사진제공=농심)
농심이 최근 라면 권장소비가격을 인상한 가운데 너구리가 이전보다 굵은 면발로 새롭게 등장했다. 지난해 굵은 면발 트렌드를 이끈 짜왕과 맛짬뽕 등에 이어 내수 실적 회복을 주도할지 이목이 쏠린다.

농심은 이전보다 약 15% 굵은 면발과 홍합으로 해물 풍미를 강화한 너구리를 출시했다고 10일 밝혔다. 너구리 상징인 캐릭터도 현대적으로 입체화하고, 다시마 캐릭터도 선보이는 등 친근한 이미지를 더했다.

1982년 출시된 너구리는 우리나라 최초의 해물우동라면으로, 출시 이후 국내외에서 연간 10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신라면과 같이 파워브랜드로 간주됐다.

너구리를 리뉴얼한 배경은 최근 굵은 면발과 프리미엄 라면 열풍으로 더 높아진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농심 관계자는 “그간 라면시장에서 굵은 면발 트렌드를 이끌어온 농심의 제면 기술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은 지난달 16일 라면 권장소비자가격을 평균 5.5%를 인상했다. 대상 브랜드는 전체 28개 중 18개이며, 이번 가격 조정은 지난 2011년 11월 이후 5년 1개월 만이다. 이 중 너구리는 850원에서 900원으로 올랐다. 농심은 가격 조정의 이유로 누적된 판매관련 비용, 물류비, 인건비 등 제반 경영비용의 상승분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에 업계는 농심이 가격 조정 후 ‘프리미엄’ 식 너구리를 내놓은 것은 내수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위함이라고 풀이했다.

농심은 2015년 프리미엄 라면의 인기를 ‘반짝’ 얻은 후 상대적으로 실적이 내려앉았다. 전문가는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1000억 원대가 무너질 것으로 추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농심이 매출 2조2239억 원으로 1.9%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932억 원으로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유진투자증권 역시 농심이 매출 2조2256억 원, 영업이익 955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농심이 지난해 단행한 가격 인상이 올해 실적에 반영되고, 수그러든 프리미엄 라면의 인기는 메인브랜드인 신라면·너구리에 회귀본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진투자증권 오소민 애널리스트는 “최근 소비자들의 라면 소비 트렌드는 가격 지향적이 아닌 퀄리티 지향적으로 오히려 프리미엄라면을 선호해 판매량 하락이 발생하긴 어렵다”며 “라면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면 소비자들은 기존 메인 브랜드로 돌아가는 습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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