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선 후 첫 기자회견…글로벌 증시 향방 가른다

입력 2017-01-11 08:53 수정 2017-01-11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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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월가를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의 관심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기자회견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 첫 기자회견이라는 상징성을 넘어서 기자회견 내용에 따라 글로벌 증시의 향방이 달라질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11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2일 오전 1시) 자택이 있는 트럼프타워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CNN과 CBS 등 미국 주요 방송채널로 생중계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전임 대통령들과 달리 당선 이후 공식 기자회견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물론 트럼프가 머무는 트럼프타워에 모인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언론과의 직접적인 소통은 피해왔다. 대신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자신의 정책이나 내각 인선을 직접 공개하는 방법을 택했다. 트럼프 측은 지난해 12월 15일 기자회견을 계획했으나 회견을 불과 3일 앞두고 돌연 일정을 취소했다. 정권인수위원회 측이 세부 정책과 인사 등을 정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취임식을 9일 앞두고 열리는 기자회견인 만큼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미국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미국 대선 이후 미국 증시 랠리와 달러 강세 등 금융시장 상황에 대한 질문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짧은 트위터 메시지에 의존해 등락을 거듭했던 금융시장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그간 제시됐던 공약들이 얼마나 정책으로 반영될지 주목하고 있다. 닉 도노프리오 노스자산운용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기자회견이 취임식보다 증시에 더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융시장은 이미 트럼프 당선인의 공식 연설 전후의 등락을 한 차례 경험했다. 지난해 11월 9일 트럼프가 뉴욕 힐튼에서 당선 수락 연설을 하기 직전까지 트럼프 리스크 우려로 S&P선물지수와 달러 가치가 추락하는 등 시장이 요동쳤다. 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이 재정 확대와 감세 정책 등 각종 경기 부양책을 시사하면서 시장은 곧바로 반색했다. 그의 짧은 수락 연설 이후 다우지수는 2만 선 목전까지 상승했으며, S&P500지수도 대선 이후 6.4% 뛰었다. 달러 역시 지난해 11월 이후 8% 올랐다. EPFR에 따르면 대선 이후 트럼프노믹스에 베팅한 주식형 펀드 자금은 640억 달러에 이른다.

하지만 트럼프 기자회견을 앞두고 시장의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 10일 뉴욕증시는 트럼프 기자회견을 앞두고 혼조세로 마감했다. 달러 가치 역시 지난주 2% 하락하는 등 조정 양상을 보였다. 트럼프가 이제까지 제시한 경제 공약들이 불확실한데다 트럼프의 돌발 발언이 시장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도이체방크의 앨런 러스킨 환율 전략가는 “취임식은 트럼프가 최대한 대통령으로서의 스타일을 보여주기 위해 리허설을 한 격식 있는 이벤트이지만 기자회견은 보다 즉흥적인 발언이나 정곡을 찌르는 질문들이 나올 것이다. 그렇기에 기자회견 이후 상황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이번 기자회견에서 재정정책 등 그간의 공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는다면 시장이 불확실성에 빠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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