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해 글로벌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 “미국 보호무역이 시장에 혼란”

입력 2017-01-11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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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WB)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7%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6월 발표한 전망치에서 0.1%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WB는 차기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를 위험 요소로 꼽은 동시에 브라질, 러시아 같은 신흥국들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WB는 매년 1월과 6월에 반기 세계경제전망 보고서를 발표한다. 이번에 발표한 반기 보고서에서 WB는 미국의 경제 정책이 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우선주의’라는 구호 아래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세계 경제를 위험에 빠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때부터 줄곧 무역 상대국들이 일방적으로 수혜를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멕시코, 캐나다 간에 비관세장벽 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 할 수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이러한 트럼프의 태도가 전 세계를 무역 전쟁에 빠트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WB 측은 “만약 NAFTA 재협상은 캐나다, 멕시코로부터 무역 장벽을 높이는 등 보복 조치를 가져올 수 있고 이는 미국 경제에 좋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의 스콧 앤더스 이코노미스트는 “WB가 미국 정부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는 것 같다”며 “보호무역 기조가 그 어떤 요소보다 세계 경제에서 큰 걱정거리”라고 밝혔다.

WB는 올해 경제 성장률을 2.7%로 하향 조정하는 동시에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작년 6월보다 0.1% 포인트 낮춰 2.9%로 전망했다.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긴 했지만 세계 경제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에 가속화된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세계은행의 김용 총재는 “수년간 실망스러운 성장을 보인 이후 밝은 경제 전망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WB는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은 2.2%로 제시했다. 지난해 6월보다 0.3%포인트 낮춘 것이다. WB는 미국이 안고 있는 정책적 불확실성을 하향 조정의 근거로 꼽았다. 트럼프 당선인은 올해 미국의 경제 성장률을 3.5%로 공언한 바 있다.

작년에 원자재 가격 붕괴로 경기 침체를 겪은 브라질과 러시아 같은 국가들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WB는 분석했다. 주요 산유국인 브라질과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저유가에 신음했다. 그런데 작년 11월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에 이어 비OPEC 회원국들까지 감산에 동참할 의사를 밝히면서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다. 이에 브라질과 러시아 등 원자재 수출국 전망치가 2.4%에서 2.2%로 하향 조정됐음에도 경기 회복에 청신호가 들어왔다는 관측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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