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에게 이날 오전 9시 30분 뇌물공여 등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 통보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부회장에게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될지 아니면 일반 뇌물공여죄가 적용될지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 조사 내용에 따라 횡령 등의 또 다른 혐의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특검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구속 가능성에 대해 "원론적으로 모든 가능성이 다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를 위해 필수적이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최순실(61) 씨 일가에 특혜를 제공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제부인 김재열(49) 제일기획 스포츠총괄 사장은 청와대 요청으로 최 씨 측 지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장은 삼성 임원 중 가장 먼저 특검에 소환돼 강도 높은 밤샘조사를 받았다.
특검은 삼성 임원들의 신병 처리를 놓고 일단 신중한 입장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삼성 관계자들의 입건 여부를 일괄 결정할 방침이다. 이 부회장을 겨눈 특검의 칼날이 소기의 성과를 내면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금을 낸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는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최 씨의 조카 장시호(38) 씨로부터 핵심증거인 태블릿PC를 확보하면서 삼성의 뇌물공여 등의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 기기에는 최 씨가 삼성 관계자와 주고받은 이메일 내역도 포함돼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최지성(66)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과 장충기(63) 미래전략실 차장이 지난 9일 동시에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