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지는 대선시계] 날 좀 보소 북치기, 경쟁후보 박치기… 군소 후보들 ‘존재감 알리기’

입력 2017-01-12 11:02 수정 2017-01-12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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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전이지만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면서 정치권도 대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특히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간의 양강 구도 속에서 군소 후보들이 존재감 확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현재 여권과 보수 성향의 잠룡 후보로는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이 거론된다. 또 야권과 중도ㆍ진보 성향의 후보로는 이재명 성남시장, 안희정 충남지사,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꼽힌다.

◇이재명ㆍ안희정ㆍ박원순 경선 도전… 손학규 제3지대 세력 연대 도모 =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잠룡들의 공식 행보는 아직 잠잠하다. 하지만 이미 대선 준비 체제에 돌입하며 이슈 선점과 세력화를 추진하기 위한 물밑작업은 분주히 벌이고 있다.

우선 야권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새해 들어 처음으로 지난 2일 ‘결심이 섰습니다’라는 제목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사실상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지금 대한민국이 거듭나려면 ‘유능한 혁신가’가 필요하다”고 했던 박 시장은 10일에는 ‘촛불 공동정부’를 내세워 시민사회와 전폭적인 연대를 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오는 22일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출마를 정식으로 선언하고자 한다”며 대권 도전을 공식화했다. 안 지사는 최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안희정과 함께 훈밥 토크콘서트’를 열고 본격 대권 행보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보수색이 짙은 충남에서 두 번의 도지사를 역임한 경험을 살려 영호남, 충청을 뛰어넘어 5000만의 지도자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박 시장과 안 지사는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유력 주자인 문 전 대표와 탄핵 정국에서 지지율 3위를 굳힌 이재명 성남시장 등과 치열한 경선을 치르게 될 전망이다.

군소 후보들은 기존 정치세력과의 연대를 통한 세 불리기에도 주력하고 있다. 정계 개편의 한 축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전 민주당 대표)은 제3지대 세력의 연대를 도모하며 반전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손 고문은 이달 22일 정치결사체인 ‘국민주권개혁회의’을 앞두고 다음 주까지 민생행보와 강연 등을 통해 보폭을 넓혀 나간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의 또 다른 대권잠룡 중 한 명인 김부겸 의원은 이미 지난해 8월 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당권 불출마 선언 이후 사실상 대선경선 출마를 준비해왔다”며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김 의원은 11일 문재인 독주체제를 겨냥, “단독 집권 생각을 내려놔야 한다”면서 야 3당의 공동 대선 후보를 선출하고 연립정부를 세우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이달 중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도 비박 및 국민의당과의 연대설을 기정사실화한 상태다.

◇유승민ㆍ남경필 출격 준비… 바른정당 창당 이후 潘 대항마 부상 = 여권의 유력 후보는 대부분 2% 내외의 지지율에 그치고 있는 군소 주자들이다. 여전히 범보수 후보군 중에서는 반 전 유엔 사무총장이 독주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탄핵정국과 맞물려 정권 교체의 목소리가 높다지만 범보수진영 예비 주자들의 움직임이 너무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오는 24일 바른정당이 공식 창당하면 이른바 공식 창당의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기대할 만하다는 분위기다. 바른정당 소속의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지사, 원희룡 지사, 오세훈 전 시장은 창당과 설 연휴를 기점으로 잇따라 출마를 선언할 예정이다. 유 의원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선 출마에 대해 오랫동안 생각해왔다”면서 “오는 25일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알렸다.

당내 경쟁자인 남 지사도 유 의원과 같은 25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 이전과 모병제 도입 등 다른 대권주자들과는 차원이 다른 파격행보에 나서고 있는 남 지사는 차기 대선 구도와 관련, “연정 대 독주 구도로 가야 한다”면서 “진영을 뛰어넘어 협력하는 새로운 정치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 지사는 최근 안희정 지사와 진영을 넘어선 공동 행보에 나서며 문재인-안희정 투톱체제에 대항한 ‘세대교체론’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소속 정당은 다르지만 세종시를 완성해 대한민국의 비전을 바로 세우자고 결의했다”면서 “세종시를 정치·행정수도로 완성하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선언했다.

한편 현재 새누리당에서는 유력 대선 후보군이 모두 바른정당으로 옮긴 탓에 일단 이인제 전 의원과 원유철 의원만이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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