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박대통령에 전화 드리는 게 마땅”… 대권행보 시작

입력 2017-01-1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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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원 참배 뒤 사당동 주민센터 찾아 직접 주민등록 신고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10년간의 UN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12일 오후 10년간의 UN 사무총장 임기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동근 기자 foto@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귀국 후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본격적인 대권행보를 시작했다. 반 전 총장은 13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호국영령을 참배한 뒤 이승만 박정희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까지 이곳에 안장된 역대 모든 대통령과 파병용사의 묘역을 잇달아 찾았다.

참배를 마친 반 전 총장은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사당3동 주민센터를 방문해 ‘서울시민’으로서 주민등록 신고도 직접 마쳤다. 전날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 뒤 서울역으로 향할 때에도 열차표를 손수 끊었던 그다. 권력층으로서 기득권을 주장하지 않고 ‘평범한 시민’으로서 민심에 다가서려는 의도로 보인다. 오후에는 KB국민은행 도화동 지점을 방문해 계좌를 계설할 예정이다.

그러나 반 전 총장의 이런 행보가 대중에 어필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해 압도적인 차이로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1위를 지키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에게 선두를 빼앗겼다.

특히 귀국 직전 동생 반기상 씨 부자가 미국에서 뇌물 혐의로 기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9~11일 전국 유권자 1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전날 발표한 1월 2주 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20.3%에 불과했다. 27.9%를 기록한 문 전 대표에 7.6%포인트나 뒤처진 결과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 참고)

다만 조사 결과에는 반 전 총장의 귀국 효과, ‘정치교체’와 ‘국민통합’이라는 대국민 메시지는 반영되지 않았다.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 반 전 총장의 행보와 맞물린 여론의 평가가 대권주자로서 반기문의 가능성을 내다보는 첫 번째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한 여론조사 전문업체 대표는 “반 전 총장이 무소속 신분이어서 정당변수가 남아 있긴 하지만, 다음 주말까지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을 어느 정도 따라잡지 못하면 이대로 지지율이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반 전 총장은 이날 자택을 나서면서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 드릴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기회를 봐서 한 번 인사를 드리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은) 국가원수이시고, 새해 때 제가 인사를 못 드렸는데 하여튼 전화를 한 번 드리는 게 마땅치 않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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