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3일 전날 귀국 기자회견에서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을 향해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박연차 전 태광실업 대표로부터의 금품 수수와 친인척 비리 의혹 등 도덕성 문제와 함께 친이(친이명박)계 측근들로 구성된 대선캠프 등을 언급, 총공세를 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친인척 관리를 제대로 못한 반 전 총장이 귀국해서 대통령 후보로 뛸 것처럼 하는 상황에 국제사회가 궁금해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현 대통령도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를 망신시키고 있는데, 도덕성에 의문에 있는 사람이 후보로 거론된다면 ‘한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냐’고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추 대표는 또한 “반 전 총장 옆에 서 있는 사람들은 우리나라를 총체적인 난관으로 몰아간 ‘이명박근혜’ 정권 출신들”이라며 “지난 10년간 나라를 망치며 패권과 기득권을 마음껏 누렸던 사람들과 도대체 뭘 함께하겠다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반 전 총장 데뷔전은 실패했다”고 혹평했다. 우 원내대표는 “특별한 비전이나 새로운 내용이 없는 메시지로 일관했다”며 “이 분은 정치교체보다 옆에 서 있는 사람부터 교체해야 될 것 같다. 그 면면으로 정권을 잡겠다는 건 턱도 없다는 말이 많다”고도 했다.
송현섭 최고위원은 “지난해 12월 반 전 총장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23만 달러를 수수했다는 보도가 알려졌고, 어제 기자들이 23만 달러에 대한 질문을 하자 불쾌감을 느끼면서 음해라고만 하고 적극 해명을 안했다”고 꼬집었다. 송 최고위원은 “사실이 아니라면 언론사를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아직도 언론사에 명예훼손 고소를 제기하지 못하는 건 금품을 받았기 때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전해철 최고위원도 “반 전 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을 하며 정치교체를 내세웠지만 어떤 비전과 구상이 있는지 국민은 전혀 듣지 못했다”며 “친동생 뇌물 스캔들이 터져 미국이 수사에 나섰고 태광실업 의혹 역시 밝혀지지 않고 있는데,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