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국감]심상정 의원, "삼성석화 경영권 승계 편법 의혹"

입력 2007-10-29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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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모직 등 삼성 계열사 英 BP 보유지분 의도적 포기

최근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상무가 삼성석유화학의 최대주주가 된 것에 대해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소속 심상정 의원(민주노동당)은 29일 "삼성석화의 적정 주당매입가격이 7만6000원대로 평가됨에도 불구하고, 이 상무 등이 인수한 지분가격은 3만4000원대에 불과했다"며 "또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삼성석화의 영국 BP사 지분을 염두에 두고 손실을 확대계상하는 등 의도적으로 지분인수를 포기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이달 초 영국 BP 지분 47%를 이건희 회장의 장녀 이부진 씨와 삼성물산이 나눠 인수하면서 이 회사는 완전히 삼성의 내부 회사가 됐으며, 이 과정에서 기존 1대와 3대 주주였던 제일모직(21.39%, 84만8384주)과 삼성전자(12.96%, 51만4172주)의 지분은 상대적으로 줄어 사실상 경영권을 이부진씨가 승계한 결과가 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연매출 1조4000억원대를 기록 중인 삼성석유화학은 삼성 내에서도 알짜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2005년 이전 4년 동안 평균 740억원대의 경상이익을 올린 바 있다.

심 의원은 "비록 지난해 1117억원의 경상손실을 나타냈지만 이는 한국합섬의 계열사인 HK(주)의 채권 등의 대손상각에 따른 것"이라며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꾸준히 이익을 내던 삼성석화가 지난해 큰 폭의 적자를 낸 것을 오히려 이상하게 보고 있고, HK(주) 등은 현재 M&A를 추진중에 있어 정상가동 되는 경우 이 대규모 대손상각액은 다시 이익으로 환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삼성 측은 오너 일가가 책임을 진다는 명분으로 이 상무의 지분 인수를 정당화했지만, 삼성이 이번 삼성석화의 BP 지분인수를 염두에 두고 손실을 확대 계상해 삼성계열사들이 의도적으로 지분인수를 포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 의원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삼성석화의 2005년말기준 주당 순자산은 6만9000원대이고, 2006년도 대규모 손실을 인정하더라도 지난해 주당 순자산은 4만6000원대"라면서 "하지만 이부진씨 등의 BP지분 인수가격은 주당 약 3만4000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998년 이후 10여년간 자산재평가를 하지 않아 보유토지(장부가 378억원)를 시가로 평가하고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미래가치를 실질순자산 가치의 30% 정도로 평가하면 주당 적정매각가격은 최소 7만6000원대가 될 것이라는 게 심 의원의 주장이다.

심 의원은 "현재 금융권에서도 이번 이부진씨의 삼성석화지분 인수는 삼성그룹의 후계구도와 연결돼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지난 11일 미래에셋증권은 '삼성석유화학 지분 매각에 대한 해석' 보고서를 통해 화학부문이 삼성그룹의 한 축으로서 재부각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제일모직, 삼성정밀화학 등 삼성그룹의 화학계열사들이 전자재료 등 삼성그룹의 핵심비즈니스와 연계된 사업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현대차그룹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삼성그룹 계열사들이 삼성석화에 일감 몰아주기나 계열사간 인수합병과정에서 차액 실현 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그는 주장했다.

한편 심 의원은 "과거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발행으로 문제가 되고 이 상무의 경영권 수업 스승으로 알려진 허태학 前에버랜드 대표이사 겸 호텔신라 대표가 지난해 3월 삼성석화 대표로 선임된 것도 이부진 상무의 경영권 승계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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