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 사면 뒤 안종범에 문자…“하늘같은 은혜 잊지 않아”

입력 2017-01-13 17:36 수정 2017-01-1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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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르ㆍK스포츠 재단에 출연금을 낸 SK 등 일부 대기업들이 청와대 측에 총수들의 사면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났다. 삼성에 이어 SK 등이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핵심 수사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김세윤 부장판사)는 13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최순실(60) 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 대한 3차 공판에서 안 전 수석이 SK 등 대기업 사장들과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문자메시지를 보면, 안 전 수석이 대기업 임원들과 ‘사면’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은 2015년 8월 안 전 수석에게 “하늘 같은 이 은혜를 영원히 잊지 않고 산업보국에 앞장서 나라 경제 살리기에 힘쓰겠다”, “최태원 회장과 모든 SK 식구를 대신해서 감사 말씀드린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 이후에도 “최태원 회장 사면 복권해주신 은혜를 잊지 않고 있다”며 감사 마음을 전했다.

SK 이모 팀장은 사면 관련된 상황을 안 전 수석에게 보고하기도 했다. 이 팀장은 “오늘 조선일보 수뇌부와 만났는데 경제 활성화와 창조경제 성과 창출을 위해서 최태원 회장 사면복권 필요하다는 취지로 사설을 써준다고 했다”며 “대놓고 풀어주진 못해도 에둘러 써주겠다고 했으니 확인해보라”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실제로 대기업 총수로는 처음으로 2015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하현회 LG 사장도 지난해 7월 26일 안 전 수석에게 ‘사면’을 부탁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 사장은 “구본상 부회장이 95% 복역을 마쳤고 8ㆍ15 특별사면 대상 후보로 포함된 거로 알고 있다”며 ”다시 한 번 검토해보고 선처해 달라“고 부탁했다. 검찰은 이에 대해 “대통령이 2015년 7월 24일부터 25일까지 총수들 면담하고 사면 동향 파악하고, 사면 청탁을 하는 상황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최 씨와 안 전 수석은 대기업에 미르ㆍK스포츠재단 출연금 총 774억 원을 내도록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롯데 측에 하남 복합체육시설 건립비용으로 K스포츠재단에 70억 원을 내달라고 요구한 혐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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