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美 트럼프시대 ①] 불통의 시대 개막 임박…긴장하는 세계

입력 2017-01-16 08:41 수정 2017-01-17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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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아웃사이더’였던 도널드 트럼프의 제45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전 세계가 숨죽이고 있다.

대선 내내 논란과 돌풍을 동시에 몰고 다녔던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을 불과 닷새 앞둔 시점에서도 숱한 논란과 우려를 낳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에 이어 민주당 의원들까지 취임식을 보이콧하고, 전국에서 시위까지 예고되면서 미국의 분열을 예고하고 있다.

대선 기간 내내 인종과 종교, 성 차별적 발언을 하면서 분열의 목소리를 높였던 트럼프는 행정부 인선으로도 일찌감치 도마에 올랐다. 대선 기간 월가의 탐욕을 거세게 비판했지만 정작 재무장관과 상무장관 등 경제팀 요직은 월가 인물로 전진배치 했다. 안보 진용에는 초강경 인사들을 앉혔고 자신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백악관 선임 고문에 임명했다. 그가 경영하던 사업에 대해서는 두 아들에게 경영을 넘기고 재산은 신탁 방식으로 관리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해 상충 논란을 완벽히 해결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간 이뤄놓은 레거시(유산)가 뒤집힐 가능성도 크다.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직후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인 ‘오바마케어’ 폐지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며 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이란 핵 합의, 기후변화 협정 등 다양한 분야에 이뤄놓은 정책과 외교 성과가 전복되거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 직후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전화 통화로 ‘하나의 중국’에 흠집을 낸 트럼프는 급격히 냉각된 중국과의 정치·경제적 마찰도 우려된다.

금융시장도 ‘기대 반, 우려 반’인 상황이다. 11일 당선 이후 진행한 트럼프의 첫 기자회견은‘알맹이가 없다’는 혹평을 받았다. 시장에서는 트럼프가 자신의 공약인 재정지출 확대, 감세, 규제완화에 대해 구체적 계획을 언급할 것으로 기대했었다.

시장의 눈은 이제 트럼프의 취임식에 쏠리고 있다.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취임식에서 구체적인 정책에 대한 발언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취임식에서도 기자회견과 마찬가지로 경기부양책에 대해 소극적으로 언급한다면 뉴욕증시는 상당한 변동성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투자은행들은 ‘트럼프 랠리’가 트럼프의 취임식 이후 마침표를 찍게 될 것으로 비관하는 등 그의 공약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각국 정부는 물론 중앙은행들도 트럼프의 취임 이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취임 직후 그의 공약이 현실화되면 미국 금리인상 속도도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국의 셈법도 복잡하게 됐다. 멕시코 중앙은행은 지난해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환율방어에 나섰다. 완화 기조를 이어가던 일본은행(BoJ)과 유럽중앙은행(ECB)도 정책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유럽 정치권의 경우, 트럼프로 시작된 포퓰리즘의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트럼프의 ‘트위터 협박’에 피아트크라이슬러(FCA)와 일본 도요타, 포드, 에어컨제조업체 캐리어 등 상당수 업체가 고용 확대를 약속했지만 이는 기업 경영 개입이라는 논란을 키우고 있다.

대선 이후 양분된 미국 사회를 통합해야 하는 것도 트럼프가 해결해야 할 최대 과제 중 하나다. 당선 이후에도 트위터를 통한 일방적인 소통 스타일을 고집하고 있어 ‘불통’ 대통령이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의회에서는 취임식 불참을 선언하는 의원들이 늘어가고 있으며 미국 주요도시 곳곳에서는 반(反) 트럼프 시위가 열리고 있다. 취임 전 지지율도 44%로 역대 대통령 당선인 중 가장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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