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부호 왕젠린이 이끄는 다롄완다그룹의 성장에 급제동이 걸렸다고 1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비상장사인 완다그룹은 전날 구체적 수치를 언급하지 않은 채 지난해 그룹의 총매출이 전년보다 13.9% 감소했다고 밝혔다. 2015년 매출이 2901억6000만 위안(약 49조8500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매출은 약 2498억3000만 위안이 된다. 매출 감소폭은 앞서 완다그룹이 지난해 1월 예상했던 12% 감소보다도 큰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완다그룹 매출이 적어도 11년 만에 처음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것은 전체 사업에서 절반가량의 비중을 차지하는 상업용 부동산 부문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이 부문 매출은 지난해 1430억 위안으로 전년보다 25% 감소했다.
완다그룹은 그동안 상업용 부동산 사업으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중국 경기둔화를 배경으로 이 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면 위험하다는 인식에 해외에서 영화관 체인과 할리우드 스튜디오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문어발식 확장 전략을 펼쳤다. 또 쇼핑몰 등에서 부동산 소유권보다는 운영에 중심을 두는 ‘자산 경량화’ 사업모델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완다그룹은 지난해 쇼핑몰인 완다플라자 50곳이 새로 문을 열었는데 그 중 21곳은 ‘자산 경량화’가 적용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과잉공급에 허덕이고 있으며 더 많은 고객이 전자상거래로 옮겨감에 따라 완다의 부채 절감 효과도 제한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달 현재 ‘Baa2’인 완다그룹의 핵심 자회사 다롄완다상업용부동산의 신용등급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이 회사가 보유한 부동상의 60%가 과잉공급이 심각한 중소도시에 몰려 있으며 앞으로 2년간 최소 800억 위안의 신규 부채가 생길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