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발표한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업체 매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텔은 전년보다 4.5% 증가한 540억 달러로 1위에 올랐다. 점유율은 15.9%다. 2위는 삼성전자로 6.1% 증가한 401억 달러를 기록했다. 점유율은 11.8%다. 인텔과 삼성전자는 2002년부터 15년 연속 1, 2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 점유율 격차는 최근 3년간 4%포인트 내외 격차를 꾸준히 보이고 있지만, 매출 성장률로 보면 삼성전자의 추격이 매섭다. 지난 2013년 무려 15%의 매출 성장률을 보인 삼성전자는 이듬해에도 11.5% 매출이 늘었다. 반면 인텔은 2014년 4.6%에 그쳤고, 2015년에는 오히려 1.2% 줄었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가 6.1% 매출 성장을 보이는 동안 인텔은 4.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업계는 수요가 공급을 크게 앞서고 있는 슈퍼 호황기다. 지난주 D램 현물가격은 전주 대비 5.3% 상승 마감했다. 연초 서버 수요 강세가 이어지며 서버 모듈 가격도 1분기 중 25% 상승할 전망이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필두로 하는 4차 산업혁명의 불씨가 당겨진 만큼,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삼성전자 반도체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해 4분기 반도체 추정 영업이익은 4조5000억~5조 원으로 분기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올해는 더 좋아질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올해 반도체 부문에서만 60조 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추정 영업이익은 약 21조 원이다. SK증권은 올해 반도체 부문 매출은 63조 원, 영업이익은 25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인텔을 따라잡기 위해선 아직 초보 단계인 시스템 반도체 부문 실적도 받쳐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보다 시장 규모가 3배 이상 큰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성과를 낼 경우, 삼성전자는 명실상부한 세계 반도체회사 1위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