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잡는 특검’, 이재용 구속영장에… SKㆍ롯데ㆍCJ 긴장감 최고조

입력 2017-01-16 14:33 수정 2017-01-17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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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특검 수사 이후 대기업 총수로는 첫 구속영장 청구 대상으로 확정하자, 긴박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삼성그룹의 심장부를 정조준한 특검의 칼날이 이제 SK와 롯데, CJ 등 다른 대기업으로 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검법상 수사 대상이 ‘삼성 등 각 기업’이 최순실 씨 일가에 지원을 통해 각 기업의 현안을 해결하려는 ‘대가성’에 집중돼 있는 만큼, 이들 기업에 대한 수사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6일 재벌 총수 중 가장 먼저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는 뇌물공여 등 혐의를 적용했다. 2015년 7월 자신의 경영권 승계 문제가 걸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관련, 이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대가로 최순실(구속기소) 씨 측에 거액을 지원하는 데 깊이 관여한 것으로 특검은 판단했다.

이날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삼성 외에 다른 대기업도 뇌물 혐의로 수사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현재는 말 못하지만, 그와 관련해 의혹이 있는 기업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본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SK와 롯데그룹 등 여타 대기업들도 삼성처럼 총수 사면이나, 민원 해결에 대한 대가로 미르ㆍK스포츠재단과 최순실 측에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첩보 수집 과정에서 해당 기업들이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대가로 현안 해결을 부탁한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은 박 대통령이 지난 2015년 최태원 회장의 사면을 대가로 SK의 미르ㆍK스포츠재단 지원을 요구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 특검팀은 박 대통령이 2015년 7월 김창근 SK이노베이션 회장과 단독 면담에서 최 회장의 사면 문제를 논의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를 확보했다. 이후 20여 일 만에 최 회장은 광복절 특별사면ㆍ복권을 받아 출소했다. SK그룹은 같은 해 11월 미르재단에 68억 원을 출연했고, 이듬해 2∼4월에는 K스포츠재단에 43억 원을 냈다. 이에 SK그룹은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투자ㆍ채용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해명했다.

면세점 사업 인가 특혜 의혹을 받고 롯데그룹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롯데는 미르ㆍK스포츠재단 설립 당시 45억 원을 출연했다. 당시 롯데그룹은 면세점 인허가라는 중요 현안이 있었다. 특히 지난해 5월 말에는 K스포츠재단의 하남 체육시설 건립 사업에 70억 원을 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하루 전날 전액을 돌려받기도 했다.

특검팀은 신동빈 롯데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수뇌부 여러 명을 출국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제3자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해 두 그룹을 이미 압수수색한 바 있다.

한편 차은택 씨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K컬처밸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CJ그룹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특검은 지난해 이재현 CJ 회장의 8ㆍ15 특별사면을 앞두고 청와대와 CJ 간에 사전교감이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안종범 수첩’을 확보했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최대 대기업집단인 삼성의 총수가 재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결국 구속됨에 따라 경제에 미칠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대기업들도 특검 수사가 어느 정도로 확대될지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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