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노조 측은 “지난달 29일 파업을 중단하고 이달 15일까지 사측과 집중교섭을 통해 임금협상을 타결해 보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현재 사측에 통보한 집중교섭 시간이 지났고, 이렇다 할 성과가 없으나, 노조는 기존에 계획했던 1월 중 파업 재돌입 계획을 잠시 유보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일 대한항공 임원 인사로 인한 경영진과 교섭책임자들 교체를 감안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노조은 “장기간 대립과 갈등을 유발했던 과거 인사들과 달리 새로운 경영진과 교섭책임자들이 다른 관점으로 노사문제를 풀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회사 내ㆍ외부의 여론을 청취했다”며 “또 원활한 문제 해결을 위해 새로 교체된 교섭 책임자들에게 시간을 줘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노조는 이어 “오는 18일 교체된 교섭 담당자들과 새롭게 교섭을 재개한다는 의미로 상견례가 있을 예정”이라며 “노조는 파업 중단 시한까지 연장하며 교섭 타결을 위해 노력한 만큼, 사측도 새로이 변화된 태도로 성실히 교섭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특히 노조는 “만약 사측이 기존 입장을 반복, 고수한다면 교섭 상황에 따라 파업 재돌입 등 다시 투쟁수위를 높여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조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조원태 사장의 노조 방문이 계기가 됐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장남인 조 사장은 지난 11일 대한항공 7대 사장으로 취임했고, 13일 조종사 노조를 포함한 3개 노동조합을 방문해 노조위원장과 노조간부들을 만났다.
노조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장이 조종사 노조를 직접 방문해 대화를 나눈 적은 없었다”며 “조 사장이 노조와의 짧은 대화에서 직접적인 답변은 하지 않고 돌아갔지만, 취임 후 노조를 첫 방문했다는 점에서는 의미를 두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노조는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설 연휴까지 파업 중단 시한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며 “노조가 설 연휴기간 파업을 중단키로 한 만큼 사측도 변화된 태도로 교섭에 임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 사측과 노조는 2015년 임금협상이 결렬된 이후 1년 가까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노조는 임금인상률을 37%로 요구했다가 29%로 수정했으나, 사측이 1.9%의 인상안을 고수면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이 제시한 임금인상률 1.9%에서 조금이라도 올려주면 즉시 쟁의행위를 중단하겠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