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규모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이 추진하는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 정책에 투자기회가 있으며 이곳에 투자하길 원한다고 밝혔다고 16일(현지시간) CNBC가 보도했다.
이날 딩쉐둥 CIC 회장은 홍콩에서 열린 아시아금융포럼에 참석해 트럼프 당선인이 공약으로 내건 인프라 투자 계획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재정정책과 미국 인프라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면서 “인프라를 개선하고 확대하려면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지만 미국 정부와 개인투자자들은 이를 모두 감당할 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필요한 돈은 해외 투자자들에게서 나올 것”이라고 역설했다. 딩 회장은 또 “지난 30년간 중국의 인프라는 매우 빠르게 성장했으며 중국이 이룬 가장 큰 성공 중 하나이기도 하다”면서 “우리는 설계와 건설 집행과 관리 등 수출할 수 있는 인프라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 국부펀드인 CIC의 보유 자산이 8138억 달러(약 955조원)로 달하며 자산규모 기준으로 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두 번째 규모 국부펀드다. 이중 2000억 달러가량을 해외자산에 투자하고 있으며 특히 그 중 40%를 미국 국공채 등 미국 자산에 투자하고 있다.
딩 회장은 새로운 투자처를 찾는 중국 투자자들과 투자금을 필요로 하는 트럼프의 인프라 계획은 접점이 많다면서 중국에 적대적인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이중 기준이나 편견을 가지지 않고 중국을 비롯한 외국 투자자들이 공평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미국 내에서 많은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희망했다.
딩 회장은 트럼프가 추진하는 인프라 정책에 대해 미국 내 현지 파트너를 찾거나 CIC가 직접 외국 투자자와 팀을 이루는 방식으로 투자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경기부양책의 하나로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정책을 내놨다. 하지만 현재까지 해당 정책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을 언급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잠재적으로 수익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프로젝트는 민관펀드에 상당히 의존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공화당에서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정책으로 인한 재정수지 적자를 우려하고 있어 정부 지출을 얼마나 승인할지는 불투명하다고 CNBC는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