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S] LG·보령·종근당·일양, ‘국산신약 가치’ 시장서 입증하다

입력 2017-01-18 07:44 수정 2017-07-06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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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글로' 작년 처방실적 500억 돌파 '신기록'..카나브ㆍ듀비에ㆍ놀텍 등 국내시장서 선전

지난해 국내제약사들이 개발한 신약 제품들이 다국적제약사의 신약 틈바구니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한 것으로 나타냈다. LG화학(옛 LG생명과학)의 당뇨치료제 ‘제미글로’는 국산 신약 최초로 연 매출 500억원을 돌파했고,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 종근당의 당뇨치료제 ‘듀비에’,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놀텍' 등도 가파른 성장세로 연구·개발(R&D) 성과를 상업적 성공으로 보상받았다.

18일 의약품 조사업체 유비스트의 원외 처방실적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LG화학의 ‘제미글로’와 ‘제미메트’가 557억원을 합작하며 국산신약 중 가장 많은 매출을 올렸다. 전년대비 무려 101.7% 증가하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천연물신약을 제외한 국산신약 중 역대 최초로 연 매출 5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 2012년 국산신약 19호로 허가받은 제미글로는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으로 갖는 약이다. 제미메트는 또 다른 당뇨약 ‘메트포민’과 결합한 복합제다.

▲연도별 '제미글로+제미메트' 원외처방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연도별 '제미글로+제미메트' 원외처방실적 추이(단위: 백만원, 자료: 유비스트)
제품력과 영업력의 조화가 제미글로 상승세의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당초 제미글로는 발매 직후에는 월 매출이 1억~2억원 수준에 그치며 부진을 보이다 복합제 제미메트를 장착한 이후 2014년 처음으로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다.

대웅제약의 영업력이 가세하면서 매출 성장세는 탄력이 붙었다. LG화학은 다국적제약사 사노피와 공동으로 제미글로를 판매했지만 지난해부터 대웅제약과 손잡았다. 대웅제약은 지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첫 DPP-4 억제제 ‘자누비아’를 판매해온 영업 노하우를 제미글로 판매에 접목하면서 시너지를 냈다.

국내시장에서 대체적으로 다국적제약사의 신약을 국내제약사가 공동으로 판매하는 것과는 달리 제미글로의 경우 국내업체 2곳이 영업력을 합치며 성공 사례를 냈다는 점에서 국내 제약업계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2015·2016년 주요 국산신약 원외처방실적(단위: 백만원, %, 자료: 유비스트)
▲2015·2016년 주요 국산신약 원외처방실적(단위: 백만원, %, 자료: 유비스트)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 ‘카나브’는 국산신약 매출 1위 자리는 내줬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했다. 카나브는 라코르, 듀카브, 투베로 등 복합제를 포함해 지난해 473억원의 원외 처방실적을 기록했다. 2015년보다 23.3% 상승했다.

지난 2010년 국산신약 15호로 허가받은 카나브(성분명 피마사르탄)는 안지오텐신수용체 차단제(ARB) 계열 약물로 출시 첫해 연 매출 100억을 돌파하며 일찌감치 성공을 예고했다.. 이후 매년 성장세를 지속하며 국산신약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까지 카나브의 누적 매출액은 약 1700억원에 달한다.

▲보령제약 카나브 복합제 '투베로'
▲보령제약 카나브 복합제 '투베로'
국내에서 총 8개 성분의 ARB계열 고혈압치료제가 팔리는데, 제네릭을 포함해 단일 성분의 ARB계열 약물 중 카나브는 매출 1위를 지속하고 있다.

보령제약 측은 카나브를 활용한 복합제가 연이어 발매되면서 단일제와 복합제의 동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지난 2013년 카나브와 이뇨제를 결합한 ‘라코르’를 선보였고, 지난해에는 카나브에 칼슘채널차단제(CCB) 계열 약물 ‘암로디핀’을 결합한 ‘듀카브(성분: 피마사르탄+암로디핀)’를 발매한데 이어 고지혈증치료제 성분 '로수바스타틴'과 카나브를 결합한 ‘투베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카나브 발매 이후 3종의 복합제를 출시한 셈이다. 동화약품이 판매 중인 라코르는 지난해 54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카나브의 구원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보령제약은 올해 ‘카나브 패밀리’로 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종근당의 당뇨치료제 ‘듀비에’도 전년대비 36.9% 상승한 164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상업적 성공에 성큼 다가섰다. 당초 ‘아킬레스건’으로 지목됐던 심혈관계 부작용 위험성에서 벗어나면서 ‘효자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종근당 당뇨신약 '듀비에'
▲종근당 당뇨신약 '듀비에'
2013년 허가받은 듀비에는 인슐린 비의존성 당뇨치료제로 불리는 제2형 당뇨병을 치료하는 약물이다. 치아졸리딘디온(TZD) 계열로 불리는 듀비에는 지난 2010년 심장병 유발 위험을 이유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된 '아반디아'와 같은 계열 약물이라는 이유로 시장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지난 2014년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아반디아의 임상 결과를 재분석한 결과 아반디아의 심혈관계 위험성이 크지 않다고 판단, 사용제한을 해제하면서 듀비에도 부작용 위험성 논란에서 벗어났고 매출도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최근에는 미국당뇨병학회에서 듀비에가 당뇨환자들의 지방간 개선과 혈당강하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는 등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점차 강화하고 있다.

▲일양약품 항궤양제 '놀텍'
▲일양약품 항궤양제 '놀텍'
일양약품의 항궤양제 '놀텍'도 지난해 184억원의 처방실적을 올리며 꾸준한 활약을 보였다. 전년대비 21.7%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놀텍은 지난 2009년 발매 이후 월 평균 매출이 1억~2억원 가량에 그쳤지만 2013년부터 시장 규모가 큰 역류성식도염 치료 효능을 장착한 이후 빠른 속도로 처방실적이 늘고 있다. 일양약품은 놀텍의 헬리코박터(H.pylori) 제균 효능 입증을 위한 임상3상시험을 마쳤는데, 추가 적응증을 획득하면 놀텍의 시장성은 더옥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최근 발매된 크리스탈지노믹스의 소염진통제 ‘아셀렉스’와 동아에스티의 당뇨치료제 ‘슈가논’은 각각 41억원, 20억원의 처방실적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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