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일부 주주를 위한 주주가치 제고를 재고(再考)해 본다

입력 2017-01-18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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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가치 제고 및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해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되었다.” 상장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나 주주배당 확대 결정이 날 때마다 단골처럼 나오는 이야기이다. 기업 컨설팅 및 투자와 IR, PR를 하고 있는 필자 업무의 특성상 이 같은 화두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주주가치 극대화’는 주주자본주의의 이론을 창시한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을 시작으로 미국 경영문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제네럴 일렉트릭(GE)의 잭 웰치 전 회장이 전파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잭 웰치는 2009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주주가치 추구는 세상에서 가장 멍청한 아이디어”라며 “주주가치는 기업의 목적이나 전략으로 추진될 것이 아니라 결과 중의 하나일 뿐”이라고 실토한 바 있다. 기업이라면 당연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노력해야 하겠지만, 그것이 기업 경영의 우선순위나 최고 가치가 아니라는 자기 반성의 메시지인 셈이다.

우리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대기업은 물론 상당수의 기업들이 주주가치를 위해 일부 주주들의 입맛에 맞는 경영을 하다 보면 단기 실적에 매달리게 된다. 숙련된 정규직 노동자를 줄이고 낮은 임금과 비정규직을 선호하게 되며, 납품업체들은 CR(Cost Reduction)라는 단가인하의 압박을 감수해야만 한다.

기술 개발과 고급 인력 양성 등의 장기투자는 뒷전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경영 방식은 기업 스스로 시장 경쟁력을 상실해 가는 동시에 기업의 제품을 소비할 중산층마저 붕괴시키는 악순환의 늪에 빠지게 된다.

지금의 경기 불황은 말 그대로 피 같은 돈이 돌지 못하는 심각한 동맥경화 증상으로 인해 더 이상 낙수 효과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이것이 혹시 기업 오너와 일부 주주만의 이익을 위해 ‘주주가치 극대화’로 교묘하게 포장된 이기심의 결과는 아닌지 심히 의심스럽다. 근본적인 경제 구조의 체질 개선과 초심으로 돌아가는 경영 철학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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