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업비 ‘4조 원+α’ 터키 교량 수주전… 日정부 뛰는데, 한국은 ‘뒷짐’

입력 2017-01-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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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입찰 마감 사실상 한일 2강 구도… 日선 장관 보내 터키정부와 논의하는데 韓은 탄핵정국 어수선 직접 지원 없어

우리나라와 일본 기업이 총사업비가 4조 원에 달하는 터키 다르다넬스 해협 교량사업을 수주하려고 경쟁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 아베 총리까지 나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뒷짐만 지고 강 건너 불 보듯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르다넬스 해협 현수교 프로젝트는 유럽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3.7㎞ 길이의 현수교와 진입도로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4조 원 규모이고 이달 26일 입찰을 마감한다.

이번 수주전은 한일전이다. 대림산업과 SK건설이 터키 현지 건설사 2곳과 컨소시엄을 맺고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일본은 이토추 종합상사와 건설사 IHI 주축의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사실상 2강 구도로 전개되는 이번 수주전에 일본은 아베 총리가 진두지휘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3년과 2015년 잇따라 터키를 방문했고, 작년 9월 뉴욕 유엔총회에서도 터키와 정상회담을 하는 등 사업 수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시이 게이치 국토교통상은 18일 터키를 방문해 아흐메트 아르슬란 터키 교통해양통신부 장관을 만나 다르다넬스해협 현수교 프로젝트를 논의했다. 일본이 주무부처 장관까지 터키로 보내 수주전을 지원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의 움직임은 거의 없다.

한국 기업이 자본·시공·운영을 주도한 유라시아터널 개통식이 지난달 열려 세일즈 기회가 펼쳐졌으나 한국에서 고위직이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행사에는 터키 대통령과 총리, 아르슬란 장관 등 터키 정계 실력자들이 총출동했다.

한국은 그 무렵 탄핵소추안 가결로 정국이 극도로 어수선했다.

그나마 작년 연말에 김형렬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이 터키를 방문해 정부 차원의 지원 의지를 밝힌 것이 전부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2일 열린 새해 첫 국정 현안 관계장관회의에서 철도·에너지·플랜트 등 해외 인프라 수주를 위한 지원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위층의 수주 지원은 없지만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을 통한 금융조달 등을 간접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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