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우외환 건설업계 “해외서 활로 찾는다”

입력 2017-01-19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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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민관협력 사업·중동 발주규모 확대…“국내 주택 부진 속 해외수주 회복 기대”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가 연초부터 안갯속이다. 1조7000억 원 규모의 중동 플랜트 프로젝트가 계약이 해지되면서, 그나마 꿈틀거렸던 해외 수주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주택사업의 부진이 불가피한 만큼 숨통이 트일 만한 곳은 해외 수주뿐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 해양담수청(SWCC)으로부터 수주한 ‘얀부 발전 및 해수 담수화 플랜트’ 프로젝트 계약 해지 공문을 받았다. 2012년 당시 계약금액만 약 1조6517억 원으로 삼성엔지니어링 매출액의 20%를 차지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업계에서는 공사대금 대부분을 수금한 덕에 손실은 크지 않았다는 분석이 이어졌지만, 대규모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침체된 해외 수주업계를 어둡게 했다.

지난해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 수주는 2015년보다 39% 감소한 281억9231만 달러로 마무리돼 10년 만에 최저치를 찍었다. 2014년 600억 달러 중반대를 기록했던 수주액은 하락세를 지속하다 300억 달러 선까지 붕괴됐다. 그나마 대림산업이 2조3000억 원 규모의 이란 공사를 수주하고, 한화건설이 이라크 정부로부터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미수금 5억6000만 달러를 받아내는 등 기대감을 자극했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올해 해외 수주에 대한 업계의 전망은 분분하다. 바닥을 찍었던 국제유가가 최근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더 이상의 상승은 제한적이어서 해외 수주 시장이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PPP(민관협력, Public-Private Partnership) 사업 추진과 중동지역의 프로젝트 발주 규모 확대로 해외 수주가 회복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PPP는 민간의 인프라 서비스 제공으로 민간사업자가 기획을 비롯해 개발, 건설을 거쳐 운영까지 하며 수익을 회수하는 구조다. 업계에 따르면 신흥국 PPP 사업 규모는 2005년 400억 달러에서 2015년 1200억 달러로 3배 뛰었다. 국가와 민관이 협력해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동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쿠웨이트·카타르·바레인·오만 등 6개 국가의 올해 프로젝트 발주 규모가 1380억 달러로 전년보다 30% 이상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장밋빛 전망을 가능하게 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작년(251억 달러)보다 73%가량 증가한 430억 달러 수준의 프로젝트 계약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송유림 한화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건설사들의 최근 해외 수주잔액이 감소하고 신규 수주가 부진한 건 우려되지만 중동 프로젝트 발주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돼 해외 수주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택부문의 상승 동력을 찾기가 어려워진 게 사실인 만큼 해외 사업에서 활로를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며 “분양사업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어 그나마 기댈 수 있는 곳은 해외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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