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오른 美 트럼프 시대④-끝] ‘취임 후 100일 구상’ 얼마나 이행될까…세계는 폭풍전야

입력 2017-01-1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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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 로비에서 진행된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뉴욕 트럼프 타워 로비에서 진행된 당선 후 첫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이 하루 앞으로 다가운 가운데 그가 자신이 내건 공약을 얼마나 어떻게 이행하고 관철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21일 2분여짜리 동영상 성명을 통해 무역과 이민, 에너지, 안보, 규제, 공직윤리 등 6개 핵심 분야에서 취임식 직후 100일간 추진할 주요 정책을 공개했다. 공개한 정책에는 그가 강조한 ‘미국 우선주의’가 고스란히 담겼다.

당장 취임 직후 기업에 대한 트럼프의 ‘엄포 정치’에 가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는 대선 기간에 자국 기업의 생산기지가 멕시코 등 해외로 옮겨지면서 제조업이 위축되고, 이민자 유입 증가로 미국인의 일자리가 줄었다고 주장했다. 당선 이후에는 트위터를 통해 ‘고관세 협박’을 무기로 자국 기업은 물론 미국에 진출한 외국 기업에 미국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의 지목을 받든, 받지 않든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와 고용창출 계획을 내놓고 있다. 트럼프가 현재까지 기업들로부터 약속을 받아낸 일자리 수는 115만 개가 넘는다.

법인세 인하 및 감세 조치 이행 여부도 눈여겨볼 트럼프 경제정책 중 하나다. 트럼프는 법인세율을 현행 35%에서 15%로 대폭 인하하고,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을 미국으로 들여올 때는 35%의 고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기업들이 해외에 쌓아둔 2조 달러 이상의 현금을 미국으로 들여올 때 세금을 면제해주거나 낮춰줄 가능성도 크다. 이와 함께 새로운 규제 하나를 만들면 기존 규제 2건을 반드시 철폐한다는 원칙을 정하고 여러 분야에서 기업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저해하는 규제를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는 특히 에너지 분야에 대해서는 셰일가스 등 에너지 생산과 관련해 일자리를 없애는 규제들을 철폐해 고소득 일자리를 수백만 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직후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도 점쳐진다.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과정에서 중국이 환율조작 등 불공정무역을 통해 미국에 심대한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가 지난해 11월 공개한 취임 100일 구상에는 중국의 환율조작국 지정에 대한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그러나 트럼프는 지난 15일 진행한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나타난 달러 강세에 대해 “미국 달러화 가치는 이미 너무 강하다. 중국이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것도 그 원인 중 일부”라고 지적했다.

시장에서 가장 기대를 거는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정책’이 현실화할지도 주목된다. 트럼프는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등 대규모 재정지출을 통해 경제성장을 촉진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일각에서는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어 트럼프의 1조 달러 인프라 정책 실행 여건이 마련됐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공화당 내부에서도 정부 부채 부담을 우려하고 있어 정부 지출을 얼마나 용인할지는 불투명하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에 따르면 연방정부 부채비율은 2008년 39.3%에서 2016년 76.6%로 늘어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이제까지 내걸었던 공약을 모두 이행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설치해 이민자 유입을 차단한다는 트럼프의 랜드마크 공약은 정작 취임 후 100일 구상에서 빠졌다. 장벽 설치 비용 부담 문제가 걸려 있어 당장 이행이 어렵다는 것이 트럼프의 변(辯)이다. 보호무역의 핵심공약이었던 중국산 제품에 대한 45% 관세 부과 역시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중국에 ‘폭탄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일자리가 늘겠지만, 물가가 치솟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역시 중국의 보복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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