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증시 급락의 주범으로 꼽혔던 주가지수선물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금융선물거래소는 거래 수수료와 증거금 비율을 낮추고 일일 신규 계약 한도는 상향할 예정이며 새 규정은 다음 주부터 적용된다.
중국 증권당국은 지난 2015년 여름 증시 혼란이 일어난 이후 16개월 만에 지수선물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이는 증시가 안정을 찾았다는 당국의 자신감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통신은 풀이했다.
알렉스 옹 앰플캐피털 자산관리 담당 이사는 “당국이 현재 시장의 근본적인 견실함에 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의미에서 긍정적인 신호”라며 “이는 시장을 좀 더 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헤지펀드들은 투자전략을 주로 주가지수선물을 통해 실행하기 때문에 규제 완화를 환영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CSI300지수와 SSE50지수 선물 상품의 증거금 비율은 종전 40%에서 20%로 낮아지게 된다. 소형주 중심의 CSI500지수선물은 그 비율이 30%가 된다. 거래 수수료는 모두 0.115%로 조정된다. 일일 신규 계약 한도는 종전의 10계약에서 20계약으로 늘어난다. 다만 이는 지난해 8월 당국이 고려했던 100계약에 비하면 축소된 것이라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중국 주가지수선물시장은 2015년 시장 붕괴 이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활발한 시장으로 꼽혔다. 그러나 이 상품은 투자자들이 증시 약세에 베팅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어서 당국의 규제 대상이 됐다. 하루 안에 시장 참가자들이 같은 계약을 사거나 팔 수 있어 단기 투기꾼이 선호한다는 점도 규제 이유로 꼽혔다.
규제 완화는 중국증시 A주의 MSCI신흥시장지수 편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선물을 포함해 중국지수에 연결된 글로벌 투자상품에 대한 중국 정부의 통제가 좀 더 느슨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중국 주식을 추종하는 새 투자상품은 상하이와 선전거래소로부터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 MSCI도 지난해 편입이 불발된 이유 중 하나로 이것을 꼽았다.
팡싱하이 중국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 부주임은 “이 이슈가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MSCI는 중국의 지수선물이 세계적으로 거래되기를 바라고 있고 우리도 이에 완전히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단계적으로 이를 처리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MSCI와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