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정부의 미흡한 중소기업 기술사업화 지원사업으로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 성공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산업연구원(KIET)이 22일 발표한 ‘중소기업 기술사업화의 문제점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조사한 ‘2014년도 한국의 기술혁신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 내 기술혁신을 통해 신제품ㆍ개선된 제품을 출시한 기업의 비중은 17.1%(신제품 7.9%, 크게 개선된 제품 14.7%)에 불과했다.
정부는 기술경쟁시대에 부응해 R&D 예산을 지속적으로 증대시켜 오고 있으며, 그 결과 국가연구개발사업을 통해 중소기업 R&D 활동에 지원된 자금이 2014년 기준 2조4000억원에 이르고 있다.
정부 R&D 예산은 2012년 15조9064억 원에서 2014년 17조6395억 원, 2016년 19조1000억 원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GDP 대비 정부 R&D 예산 비중이 2013년도 기준 1.05%로 미국(0.79%), 독일(0.92%), 일본(0.75%)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경제에 파급효과가 큰 신제품 출시의 경우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비중이 낮았다. 기업 유형별 신제품 출시 비율은 대기업 28.1%, 중기업 11.5%, 소기업 6.6%였다.
사업화 성공률이 낮은 데는 기술사업화자금 부족이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지적됐다.
중소기업청ㆍ중소기업중앙회 조사(2016)에 따르면 중소제조업체가 개발기술을 사업화함에 있어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은‘사업화자금 부족(25.8%)’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판매시장 미성숙’(13.9%), ‘개발제품의 높은 가격수준’(13.7%), ‘제품완성도 미비’(12.9%), ‘사업화 위한 전문인력 부족’(10.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 성공률 제고를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적극적인 사업화 노력과 함께 정부의 기술사업화에 대한 효과적 지원이 중요하나 정부의 체계적인 기술사업화 지원은 미흡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먼저 정부의 R&D 지원자금이 R&D 수행단계 중에서 개발단계에 과도하게 집중돼,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 R&D 자금의 약 95% 정도가 기술개발에 투입되고, 기획ㆍ사업화에 투입되는 비중은 5% 정도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의 기술사업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정책자금, 인력, 판로, 글로벌화 등을 지원하는 정책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하나, 지원사업 간 연계성 또한 미흡하다.
보고서는 “기술 개발 성공기업에 대한 사업화 정책자금 연계 지원, 기술사업화 전문인력 양성, 공공구매,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등이 선순환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정부가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등 전문기관을 설립ㆍ운영하고 있으나, 개발기술의 사업화를 뒷받침할 전문기관은 부재한 실정이다.
보고서는 중소기업 보유기술의 사업화 성공률을 향상시키기 위해 중소기업 기술개발 단계뿐만 아니라 R&D 전ㆍ후 단계인 기획단계와 사업화 단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 전(全)주기적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중소기업 R&D자금 지원 시 ‘기술적 타당성과 시장 수요가 뒷받침될 기획기능’을 강화하고, 기술 개발 성공판정 기업에 대한 사업화 지원기능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R&D 예산 배분 시, 기술개발 단계에 90% 이상의 재원을 집중해 지원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R&D 기획 단계와 사업화 단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기술개발 이후 사업화 전문인력 양성ㆍ지원, 판로 개척, 글로벌화 지원 등이 상호 연계성을 갖고 이뤄질 수 있도록 중소기업 지원 행정조직의 수평적 연계협력체계 구축도 요구된다”며 “중소기업이 아무리 좋은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시장성이 없거나 사업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양현봉 산업연구원 박사는 “정부가 중소기업 기술사업화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으나,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므로 향후 체계적인 실태조사를 통해 기술사업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