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국회에서 21일(현지시간) 의원 내각제를 폐지하고 대통령에 권한을 집중시키는 내용의 개헌안이 통과됐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터키 국회(정수 550)에서 개헌안이 통과됨에 따라 헌법 규정에 의거해 3월말 이후 국민투표가 실시된다.
개헌안은 현행 내각제인 권력 구조를 5년 연임의 대통령제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구체적으로는 각료와 고위 관리의 임명, 국회 해산, 예산 편성 등 광범위한 권한을 대통령에 집중시킨다는 것이 골자다. 총리직이 폐지되고 부통령 직이 신설된다.
이번 개헌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장기 독재 집권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개헌이 성사되면 이미 13년을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은 남은 임기에 두 번의 선거를 거쳐 2029년까지 13년간 더 권좌를 지킬 수 있다.
개헌 여부를 묻는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국회 정수의 5분의 3에 해당하는 330명 이상 의원의 찬성이 필요하다. 317석인 여당 공정발전당(AKP) 단독으로는 모자란데, 우파 야당인 민족주의자행동당(MHP)의 일부가 찬성으로 돌아섰다.
야당과 일부 지식인들은 권력의 균형을 잃어버린 에르도안의 권력 집중을 이유로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