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트럼프 시대 개막] 세계 주요 언론들,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에 일제히 우려

입력 2017-01-2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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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주요 언론들은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취임사에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운데 대해 일제히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식 상황과 향후 국제 정세 전망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취임사가 기존의 정치와 사회 비판으로 일관한 점의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미국 우선주의에 불안한 시선을 보였다. 그런 한편에서 러시아 언론은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뉴욕타임스(NYT)가 주목한 건 ‘이스태블리시먼트(지배 계급)’에 대한 반감을 지속하려는 트럼프의 자세였다. NYT는 “그동안의 미국 대통령들은 개혁을 주장하면서도 어느 정도는 그러한 층과도 교류해왔는데, 트럼프는 어떻게 그들과 협력해 국가를 다스릴 것인가”라며 취임 연설에서 제시된 정책에 의문을 제기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의 취임 연설 내용이 도시 범죄 및 고용 유출 등 미국의 현상에 대한 비난으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WP는 “오바마 전 대통령의 민주당 정권에서 공화당 정권으로의 전환이라기보다는 새로운 형태의 독립적인 권력과 정치를 만들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았다”고 논평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트럼프가 언급한 ‘미국 제일(America First)’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의 다자주의를 대신할 외교·안보 정책의 핵심이 될 것임을 확실히 했다”고 했다. 또한 “미국의 핵무기 및 재래식 전력을 강화한다고 했는데, 이를 다른 나라의 국방과 해외 분쟁 해결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의지는 약한 것 같다”고 해석했다.

프랑스 르몽드는 트럼프의 취임사를 냉정하게 보도하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필리핀, 독일, 영국에서도 반 트럼프 시위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 이를 “전 세계 시위”라는 제목으로 소개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에 대한 경계심이 미국 외로도 널리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를 비판적으로 보도해온 독일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미국과 유럽 관계가 복잡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슈피겔은 “트럼프가 취임사에서 반대파와의 투쟁을 선언했다. 세계에 불안이 확산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멕시코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정권 사진과 기사로 도배하고, 특히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 탈퇴와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재협상, 미국과 멕시코 간 국경에 장벽 건설 등 무역 · 이민 정책에 관한 기사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미국 제일주의를 중심으로 보호주의를 기조로 하는 취임사였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고용 확보와 국경 관리 강화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을 전했다. 미국 대통령 취임 때의 반대 시위가 전례없는 규모였던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다만 중국 관영 CCTV는 취임식 모습을 중계하지 않았다. 취임 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비판이 나올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러시아 국영 TV인 러시아1은 1시간 30분짜리 뉴스 중 40분 이상을 트럼프의 취임식 보도에 할애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주장하는) 트럼프는 대선 승리 이후 압력을 받고 있다”며 “미국 언론은 러시아와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을 집요하게 거론하며 의식을 파괴하려고 했다”는 등 비판의 화살을 미국 언론에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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