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개인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했던 ‘트럼프 랠리’ 속에서도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상승장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나란히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2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해 11월 9일부터 이번 달 19일까지 속에 코스피지수는 1958.38에서 2065.61로 5.48%(107.2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시가총액도 1247조4815억원에서 1339조9001억원으로 7.41% 늘었다.
하지만 증시가 이처럼 상승한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집중적으로 매수한 상위 10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9.12%로 집계됐다.
수익률이 가장 저조한 종목은 지난해 9~10월 '늑장공시' 논란에 휩싸였던 한미약품(-18.16%)이었다. 개미들은 지난해 늑장공시 파문으로 한미약품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자 ‘저점매수’ 전략을 택했지만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계약이 또다시 해지되는 등 악재가 계속됐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삼성물산은 14.19% 하락했다.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사들인 한국전력(-5.76%), KT(-8.21%), 한화테크윈(-9.07%) 등도 각각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기관과 외국인들은 반도체ㆍ철강ㆍ화학ㆍ은행 등 업황 호조가 전망되는 종목들을 골고루 쓸어 담으며 상승장 효과를 누렸다.
기관은 순매수액 상위 10종목 모두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평균 수익률이 무려 15.33%에 달했다. 순매수액 1위인 SK하이닉스는 이 기간 주가가 25.09% 뛰었고 2위 한국항공우주와 LG화학도 주가가 각각 4.53%, 11.78% 올랐다.
외국인이 집중 매수한 종목도 10종목 중에서도 9개가 올랐다. 외국인의 순매수액 1위 종목인 POSCO는 철강산업에 대한 긍정적 전망 속에 20.09% 상승했고, 순매수액 2위인 신한지주도 금리인상 기대감 속에 10.4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