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기업의 상장시장 공개(IPO)와 회사채 발행이 모두 침체된 것으로 나타났다. IPO 규모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덕분에 전년보다 확대됐지만 건수는 30% 이상 줄었다. 일반회사채 발행도 10.8% 감소했다. 중소기업의 유상증자만 2배 이상 늘었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모를 통한 기업의 주식·회사채 발행은 총 120조1154억 원으로 전년(131조1143억 원) 대비 10조9989억 원(8.4%) 감소했다. 주식발행은 2조 원가량 증가했지만 회사채발행이 약 13조 원 감소해 총 조달 규모가 줄었다.
지난해 IPO와 유상증자를 합한 총 주식발행은 168건, 10조2575억 원 규모로 전년(177건, 8조121억 원)보다 자금 면에서 2조2454억 원(28%) 증가했다. 2011년 13조 원에 육박하던 주식발행 규모는 2012년 2조 원대로 급감한 후 매년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
IPO는 지난해 3조9472억 원 규모 이뤄져 전년(7904억 원) 대비 25% 확대됐다. 1조4997억 원 규모의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 덕분이었다. 그러나 기업공개 건수는 2015년 116건에서 지난해 78건으로 32% 이상 줄어 2012년 이후 상승세가 꺾였다.
코스피시장에서 11건, 2조217억 원 규모 IPO가 이뤄졌으나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제외하면 5220억원에 불과했다. 2015년(1조1467억 원)의 절반 수준이다. 코스닥시장에서도 67개 회사가 1조9255억 원 규모 기업공개를 진행했지만 전년(101개, 2조61억 원)과 비교해 건수와 규모 모두 줄었다.
반면 유상증자는 90건, 6조3103억 원으로 전년(61건, 4조8553억 원) 대비 1조4550억 원(30%) 증가했다. 삼성 계열사들의 대규모 유상증자와 더불어 중소기업의 증자도 크게 늘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해 1조2651억 원, 삼성중공업이 1조1409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하면서 지난해 대기업의 유상증자는 4조89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7% 확대됐다. 중소기업의 유상증자는 54건, 1조4125억 원으로 전년(26건, 4309억 원)보다 227.8% 급증했다.
지난해 회사채 발행 규모는 109조8579억 원으로 일반회사채를 중심으로 전년(123조1022억 원) 대비 13조2443억 원(10.8%) 감소했다.
일반회사채는 지난해 281건, 24조3766억 원 발행돼 전년(34조1610억 원) 대비 9조7844억 원(28.6%) 줄었다. AA등급 이상과 A등급 우량채 발행이 각각 28.7%, 39.5% 감소했다.
BBB등급 이하 발행은 31.1% 증가했다. 이에 전체 일반회사채에서 비우량채 비중도 기존 4%에서 7.5%로 확대됐다. 그러나 AA등급 이상 발행 비중은 75.1%에서 74.9%로 소폭 감소한 데 그쳐 여전히 우량채 선호 경향은 지속됐다.
만기별로는 중기(1년 이상~5년 미만)와 장기채(5년 이상) 발행이 각각 17.9%, 57.4% 감소했다. 특히 만기별 비중에서 장기채 발행 비중은 기존 28.4%에서 지난해 17%로 줄었다. 중기채와 1년 미만 단기채의 비중은 소폭 상승했다.
기업들은 대부분 운영자금과 차환자금 조달 목적으로 채권을 발행했다. 운영자금 조달 목적 자금이 11조6648억 원으로 전체에서 47.9% 비중을 차지했다. 이어 차환자금(9조5963억 원, 39.4%), 시설자금(3조1155억 원, 12.7%) 순이었다.
일반회사채 발행이 감소하면서 순상환 규모는 2015년 1조 원대에서 지난해 5조 원으로 크게 늘었다.
금융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도 지난해 감소했다. 금융채는 시중은행의 채권 발행이 14.3% 감소하면서 전년보다 2.6% 줄어든 67조6603억 원 규모 발행됐다. 지난해 ABS 발행 규모는 17조8210억 원으로 8.5%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회사채 잔액은 409조5158억 원으로 전년(399조7578억 원) 대비 9조7580억 원(2.4%) 증가했다. 회사채 잔액은 기준일 당시 중도상환 없이 만기에 전액 상환을 가정한 금액이다.
한편 기업어음(CP) 발행도 313조2627억 원으로 전년비 24조23억원(7.1%) 줄었다. CP 발행 규모는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반면 전자단기사채 발행은 1032조8708억 원으로 전년보다 38조54억 원 증가했다. 전단채 발행은 2013년 58조원 규모에 불과했지만 매년 두배 이상 급증해 왔다. 지난해도 2015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지만 폭은 3.8% 수준으로 둔화됐다.
연말 기준 CP와 전단채 잔액은 총 173조6560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조1642억 원(14.6%)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