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 라운드2 ㉕삼천리그룹] ‘한 지붕 두 가족’ 60년…지분 균형유지

입력 2017-01-2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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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득·유상덕 일가 2세대 동업 유지해 삼천리·삼탄 독립경영…국내 3대 신평사 모두 AA+등급

삼천리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6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5년 함경남도 출신의 고(故) 유성연 회장과 고 이장균 회장이 삼천리의 모태인 ‘삼천리연탄기업사’를 세웠다. 1947년 함경남도 함흥 지역에서 처음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한국전쟁 후 월남해 각자 장사를 하다 서울에서 또다시 만나게 되면서 동업을 하게 됐다. 당시 두 사람은 가족들과 함께 나란히 단칸방에 살며 연탄을 만드는 것은 물론 직접 배달까지 하며 사업을 일궜다. 이후 1962년 강원도 정선에 탄광개발사인 삼척탄좌(현 삼탄)를 세웠다.

두 사람은 삼천리와 삼탄 지분을 절반씩 나눠 갖고, 이 회장이 삼천리, 유 회장이 삼탄을 각각 독립 경영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두 사람의 동업 체제는 지금까지도 유지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삼천리는 ‘한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12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삼천리그룹은 유가증권 상장사 삼천리를 비롯해 총 15개의 국내 법인, 19개의 해외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 삼천리그룹의 ‘한 지붕 두 가족’ 동업 60년 = 삼천리그룹은 창업자 이장균 회장(1997년 타계)과 유성연 회장(1999년 타계)이 공동 설립한 이후 60년 가까이 한 지붕 두 가족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창업자 타계 이후 2세들도 동업 체제를 이어받아 각각 삼천리와 삼탄을 경영하고 있다.

고 이장균 회장의 차남 이만득 회장은 1981년 가발 수출을 하는 삼천리의 계열사인 미성상사에 입사했다. 이후 형님이자 삼천리 부사장으로 있던 이장균 회장의 장남인 이천득 씨가 1987년 세상을 떠나자 이만득 회장이 본격적으로 삼천리 경영 전면에 나섰다.

유성연 회장의 아들인 유상덕 회장은 1989년 삼척탄좌개발 상무이사로 재직하다 1993년 부친인 유 명예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물려받으며 삼탄 회장에 올랐다. 유 회장은 삼탄이 1982년 인도네시아 동부 칼리만탄에 있는 파시르 탄광을 개발한 이후 안정궤도에 오를 때까지 동거동락했으며 그 이후에는 전문경영인에게 회사를 맡겼다.

삼천리와 삼탄 지분도 두 집안이 사이좋게 보유하고 있다. 우선 삼천리는 각각 동일하게 16.18%를 보유하고 있다. 삼천리 지분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이만득 회장이 8.34%를, 고 이천득 씨의 아들 이은백 삼천리 부사장이 7.84%를 소유하고 있다. 유상덕 회장이 12.30%를, 유 회장 누나인 유혜숙 씨가 3.88%의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또 이 회장은 이은백 씨와 함께 금속 열처리업체 삼천리열처리 지분을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아울러 삼탄의 최대주주는 지분 43.14%를 가지고 있는 유상덕 회장이며 23.43%는 이만득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하고 있다.

◇ 삼천리 등에 업고 그룹 매출 2배 성장 기대 = “2025년까지 그룹 매출을 10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

삼천리그룹이 2015년 10월 1일 창립 60주년 기념행사에서 발표한 중장기 목표다. 10년 후 매출 규모를 현재의 2배가량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각오다.

특히 그룹 전체 매출의 80% 가까이 차지하는 삼천리는 ‘60년 연속 흑자 기업’이라는 신화를 일궈낸 주요 알짜 계열사다. 2014년 매출 3조7362억5018만 원, 영업이익 273억2542만 원을 기록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매출 3조6679억 원, 영업이익 891억 원을 올렸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소폭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0% 이상 불어났다.

삼천리는 현재 경기도 13개 시와 인천광역시 5개 구에 도시가스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역 독점적인 사업 기반에 따른 안정적인 수익구조가 견고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요인이라는 점이 반영돼 신용등급도 높게 평가되고 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NICE신용평가는 삼천리의 신용등급을 모두 AA+(안정적)로 매겼다.

한편 2014년부터 대기업집단에 들어간 삼천리그룹은 덩치가 커진 만큼 강해진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내부 조직을 정비했다. 우선 삼천리가 2010년 인수한 수처리 자회사 삼천리엔바이오를 계열에서 분리했다. 삼천리엔바이오는 삼천리그룹에 편입된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지만 삼천리그룹이 대규모기업집단에 포함되면서 각종 법적 규제로 사업적 제약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어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삼탄은 서로 지분 소유관계에 놓여 있는 삼탄인터내셔널을 흡수합병했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그룹 계열사는 서로 단 1주도 상호출자를 해서는 안 된다. 다만 신규 지정된 대기업집단은 1년 이내에 상호출자를 해소하면 된다. 당시 삼천리그룹 15개 계열사 중 상호출자 관계에 있는 곳은 삼탄과 삼탄인터내셔널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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